김남길과 천우희,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들이 뭉쳤다. 영화 ‘어느날’은 오롯이 두 사람의 연기만으로 완성된 영화였다.
30일 오후 서울 CGV 왕십리에서는 오는 4월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어느날’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김남길, 천우희와 이윤기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날’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 분)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 분)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감성드라마다.
서로 각각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두 인물의 사연과 그 인물을 연기하는 김남길과 천우희의 깊은 감정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가슴 깊은 곳을 건드리며 눈물짓게 만든다.
이윤기 감독은 “두 사람 다 어떤 형태로든 상처를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은 아내, 한 사람은 엄마에 대한 각자의 사연들이 있는데 서로 다른 종류의 상처지만 그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났을 때의 서로 위로가 될 수 있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포스터나 줄거리를 보면 두 사람의 로맨스를 기대하게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의 로맨스는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는 로맨스보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느끼는 공감과 위로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로맨스를 해야 할 것 같은 선입견이 존재한다. 처음에 로맨스로 풀어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하지만 로맨스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인생의 어느 짧은 순간에 아주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인생의 의식의 동반자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두 사람이 파트너로서도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로맨스를 기다렸던 관객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로맨스를 능가하는 두 사람의 가슴 뭉클한 연기만으로도 ‘어느날’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영화 ‘어느날’이 따뜻한 봄날 힐링과 위로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어느날’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