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프로야구 선수가 팬을 볼모로 구단과 협상을 하겠나".
이호준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장이 메리트 제도 부활을 위해 팬과 관련된 행사를 보이콧하겠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호준 회장은 30일 호텔리베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리트 부활 요구와 팬 사인회 거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최근 한 매체는 선수협에서 메리트 제도 부활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메리트 제도란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각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준 수당과 같은 물질적 보상으로, KBO는 지난해 3월 이사회를 통해 메리트 제도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재차 강조하며 "어떻게 프로야구 선수가 팬을 볼모로 구단과 협상을 하겠나. 어느 쪽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다. 그런 발언은 프로야구를 힘들게 한다. 팬 사인회 보이콧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리트 제도 등 선수의 이익이 사라지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구단과 선수들 사이에 정이라는 것이 있었다. 전지훈련을 떠나게 되면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보너스 형태의 금액을 준다. 아내와 아이들, 부모님의 선물이라도 사와라 하는 식의 보너스였다. 그러나 올해는 단장 회의에서 일괄적으로 금액을 정하고 선수들에게 통보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메리트가 사라진다고 했을 때 선수협 안건에서 언급이 되지도 않았다"며 "구단에서 제공한 것들이 사라지면서 비즈니스적인 관계로 변했다. 작년에는 허전한 느낌도 있었다. 그러나 구단에 요청할 부분은 아니기 대문에 서운함이 있어도 그냥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사인회 등 팬들을 위한 행사에 대해서는 선수협과 선수단에서도 자체적인 팬서비스의 시간을 만들고 의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사인회에 대해 선수들과 이야기도 되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선수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진행이 된다"면서 "팬 서비스는 계속할 것이다. 구단에서 하는 서비스보다 더욱 멋있게 하려고 한다. 스폰서를 통해 팬들과 함께하는 행사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