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는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침대축구를 펼치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오히려 전술적으로는 슈틸리케호에 비해 앞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 시리아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했다. 4승 1무 2패(승점 13)를 기록한 한국은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시리아는 2승 2무 3패(승점 8)가 됐다. 그러나 시리아의 축구는 대등하게 한국과 싸웠다.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슈틸리케호를 혼쭐냈다.
지난해 9월 6일 말레시아에서 열린 시리아와 경기서 슈틸리케호는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집중적인 수비를 펼칠 시리아를 맞아 빠른 중앙 패스와 함께 배후 침투를 노리겠다는 것.
슈틸리케 감독의 의지는 선수 구성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좌청용-우재성을 투입하고 중앙에 구자철 그리고 기성용을 세웠다. 구자철은 원톱 지동원 밑에서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고 기성용은 날카로운 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당시 경기서 시리아는 예상과는 다르게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펼치지 않았다. 경기 초반 안정적인 중앙 수비를 구축한 시리아는 빠른 역습을 펼치면서 슈틸리케호를 괴롭혔다. 또 시리아는 후반들면서 극단적인 '침대축구'를 펼쳤다.
시리아 이브라힘 알마 골키퍼는 ‘노골적으로 비기자’는 전략을 취했다. 그는 틈만 나면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고통을 호소했다.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면서 골킥을 또 오른발로 했다. 평범한 땅볼을 잡으며 팔에 고통을 호소하더니 한참동안 파스를 뿌렸다. 한국선수들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시 시리아는 골키퍼가 부상을 당했지만 교체 선수를 준비하지 않았다. 고의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기 후 시리아 감독은 이상한 소리를 했지만 어쨌든 경기 내내 넘어지면서 시간을 끌었다.
시리아는 한국 원정 경기 초반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트피스로 한 골 내줬지만 극단적인 수비는 아니었다. 한국 중앙 수비를 파고 들며 기회를 엿봤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한국 수비가 흔들린 경우도 있었다. 시리아는 전반 30분 한국 문전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알라의 실수로 빗나갔지만 위력적이었다.
후반초반 시리아는 강력하게 한국을 압박했다. 초반에 만회골을 터트리며 경기를 대등하게 이끌겠다는 의지였다. 다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시리아는 만회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전술만 놓고 본다면 시리아가 더 좋았다. 물론 축구는 골을 넣고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슈틸리케호는 다시 시리아에게 혼쭐 났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