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2세트는 IBK기업은행에게 웃어줬다.
IBK기업은행은 28일 화성 실내체육관서 열린 흥국생명과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을 세트 스코어 3-2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IBK기업은행은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출발은 흥국생명이 앞서갔다. 흥국생명은 1세트를 25-21로 따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세트에도 호조는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2세트 한때 8-3까지 앞섰다. 시작과 동시에 펼쳐진 12차례 랠리를 러브의 득점으로 따낸 게 주효했다. 완벽한 기선제압이었다.
IBK기업은행이 세터 김사니를 투입하면서 흐름이 조금씩 바뀌었다. 김사니가 투입되자 '리쉘 효과'가 더 강해졌다. 리쉘은 1세트 10득점(공격 성공률 60.0%)을 기록했지만 점유율이 44.12%였다. 김사니는 리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점유율은 54.55%로 뛰었다. 특히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연속 득점으로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1세트를 내준 데 이어 2세트 초반 열세에도 이를 극복하며 2세트를 따낸 상황. 지난 2차전이 겹쳐질 수밖에 없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차전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마저 12-20으로 밀렸다. 하지만 조금씩 추격해 34-32로 2세트를 따냈다. 이후 내리 두 세트를 더 따내며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다.
경기 전 만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지난 경기가 참 아쉬웠다"라고 소회했다. 그러나 뒤이어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시작 전부터 우리의 체력과 상대의 경험 싸움이라고 불리지 않았나. 우리는 지난 1~2차전으로 큰 경기에 대해 톡톡히 배웠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미희 감독은 2차전 2세트 무기력함의 이유를 ‘경험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실제로 3세트를 20-25로 내줬다. 그러나 다섯 번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IBK기업은행의 경험은 두 경기 만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IBK기업은행은 4세트,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25-21로 가져갔다. 박미희 감독은 4세트 막판부터 이재영과 김나희를 쉬게 하는 등 5세트를 대비했다.
이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은 5세트 초반 8-2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쐐기를 박았다.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2차전에서 그랬듯 2세트 역전이 승리의 주춧돌을 놓은 것. IBK기업은행의 흉내낼 수 없는 경험과 관록이었다.
V-리그 여자부는 2005년 프로출범 이후 12번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다. 이 중 7번이 2차전을 1승1패로 나눠가진 승부였다. 이후 3차전 승리팀(7전4선승제 제외)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7차례 중 5번. 71.4%의 확률이었다. 1승2패 후 역전 우승은 단 2번 뿐이었다.
IBK기업은행은 71.4%의 확률을 손에 넣었다. /ing@osen.co.kr
[사진] 화성=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