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개봉] '원라인'vs'공각기동대', 3월이 비수기라 누가 말했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29 06: 20

장기 집권을 노리는 '미녀와 야수', 그리고 역대 3월 개봉 한국영화 중 최단기간 100만 돌파라는 값진 기록을 올린 '프리즌'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뺏고 빼앗는 가운데, 오늘(29일) 개봉하는 두 편의 영화가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모아진다. 
인생작이라고 평가받은 '미생'과 '태양의 후예'에 이어 '원라인'으로 스크린 정복까지 노리는 임시완, 진구가 포진한 '원라인'(감독 양경모), 그리고 전설적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감독 루퍼트 샌더스)까지, 한국영화와 외화, 걸출한 두 편의 작품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원라인', 기대하시라! 임시완의 기특한 배신과 변신
줄거리: 직업, 담보, 신분을 조작해 은행에서 대출받게 하는 ‘작업대출’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룬다. 장르는 범죄 오락 영화. 사기계의 새싹 ‘민 대리’ 임시완,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 진구, 카리스마 넘치는 ‘박 실장’ 박병은, 익살스러운 ‘송 차장’ 이동휘, 도도한 ‘홍 대리’ 김선영가 신종 범죄 사기단으로 뭉친다.
임시완의 '작업'에 제대로 감기는 영화다. 나쁜 짓이라고는 꿈도 못 꿀 거 같은 순진하고 순수한 얼굴로 무슨 말이라도 믿을 것 같은 신뢰 가득한 목소리로 사기를 친다. ‘미생’의 장그래를 떠올리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면, 사기꾼 임시완에게 제대로 감긴다.
수수한 옷차림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얼굴로 첫 등장하는 임시완은 영락없는 ‘장그래’다. 그러면서도 비상하고, 똑 부러지게 일처리를 마무리하는 모습까지도. 차이점이라면 원라인 속 ‘민대리’는 벌어지는 사건들로 변화를 거치는 입체적 인물이라는 점.
이 과정이 꽤나 흥미롭다.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그가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민대리’라는 또 다른 임시완을 만나게 된다.
임시완의 변신만큼이나 이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지점들이 있다. 구성이 탄탄한 시나리오와 빠짐없는 연기력을 자랑하는 14명의 주조연 배우들, 임시완과 진구의 브로멘스, 이동휘의 코믹 연기, 첫 주연을 맡은 박병은의 악역 연기 등이다.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만화 찢고 나온 스칼렛 요한슨의 완벽 액션 
줄거리: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진 가까운 미래, 엘리트 특수부대 섹션9은 강력 범죄와 테러 사건을 담당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결합해 탄생된 특수요원이자 섹션9을 이끄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는 세계를 위협하는 음모를 지닌 범죄 테러 조직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메이저는 첨단 사이버 기술을 보유한 한카 로보틱스를 파괴하려는 정체 불명의 범죄 테러 조직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받게 되는데, 사건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와 자아에 대한 의문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실사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한번쯤 볼만한 가치가 있다. 여기에 '어벤져스' 시리즈 속 블랙 위도우를 통해 이미 입증된 스칼렛 요한슨의 화려한 액션까지, 눈과 귀가 즐거운 이 기회를 놓칠 이유는 없다. 수중에서, 기둥에서 쉬지 않고 펼쳐지는 스칼렛 요한슨의 강렬한 액션은 통쾌한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광학미채 슈트를 입고 주변배경과 완벽히 동화돼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 화려한 CG를 통해 재현된 원작 애니메이션의 명장면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원작의 심오한 철학까지 옮겨오지는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인간과 로봇, 현재와 미래에 대해 던졌던 원작의 묵직한 메시지는 동료애, 가족애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식 해석으로 단순화됐다. 원작을 보지 않고도 화려한 영상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깊이 있는 원작의 메시지를 기대했던 원작 팬들이라면 아쉬움이 클듯하다. /osenstar@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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