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초인가족' 청춘공감, 세상에 안 아픈 탈락이 어디있나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3.28 06: 49

 소위 ‘빽’이라는 말이 있다. 백그라운드(배경)의 준말. 지연, 학연 등 자신의 실력이 아닌 지인들의 힘으로 무언가를 얻었을 때 “빽이 좋네”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회사에서는 빽으로 입사한 경우 ‘낙하산’이라고 부른다. 누군가는 힘겹게 한 발 한 발 산을 내려오고 있는데, 낙하산을 탄 것처럼 하늘에 우아하게 착지한다. 이젠 빽도 실력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현실을 반영한 한탄과도 같은 말이라 더욱 씁쓸할 따름이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초인가족 2017'에서는 나천일(박혁권 분)이 다니는 회사 부서에 세 명의 인턴이 들어오면서 청년들이 공감할 이야기가 그려졌다.

사건은 인턴 세 명 중에 낙하산이 있다는 소문에서 시작됐다. 천일은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엘리트 인턴 최준우가 전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포착하고 낙하산이라고 의심했다. 한 명은 부장급 나이를 가졌고, 다른 한 명은 아직도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한 김태희 인턴이었다. 최석문(엄효섭 분) 부장은 천일에게 직접 낙하산 여부를 확인했냐고 물었지만 천일은 사실 확인 없이 의심을 증폭시켰다.
반전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로 펼쳐져 더욱 가슴을 아프게 했다. 준우는 낙하산이 아니었다. 석문의 아들이었고, 석문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모두에게 함구했다. 다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무가 준우를 호출했다. 여기까지는 훈훈하게 마무리될 수도 있었지만, 추가적으로 드러난 진실은 뒷말을 씁쓸하게 했다.
오히려 태희가 전무의 낙하산이었다. 엄마가 회사로 데려다줘야 출근을 하고, 선배라는 호칭 대신 언니나 오빠라고 부르고, 심지어 사무실에서 밤새 술을 마시는 인턴. 할 줄 아는 거라곤 아무 것도 없던 그녀가 최종합격하며 정직원이 됐다.
반면 준우는 전무로부터 어차피 열심히 해봤자 뽑히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게다가 아버지보다 자신이 상사라며 자신의 말을 따라야 한다고, 그의 의지를 꺾으려했다. 아버지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했던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세상에 안 아픈 탈락이 어디 있냐고.
대학에서부터 취업을 걱정하며 매일 치열한 경쟁에 싸여있는 청춘들. 그들이 마주할 사회의 첫 인상은 ‘초인시대’에서 보여준 것처럼 씁쓸한 현실이 아니길. 월요일 야심한 밤,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초인가족 2017'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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