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최태준 "호평 처음이라 얼떨떨..연기 더 잘하고 싶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3.26 16: 45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사람 좋게 웃어보이며 꾸벅 인사를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고 농담도 곁들인다. 이렇게 순둥이가 없다 싶을 정도로 매 순간이 살갑고, 또 다정하다. 드라마 속 살인마는 온데 간데 없어서 오히려 낯설다 싶을 정도. 새삼 연기를 참 잘했구나, 깨닫게 된다.
최태준은 최근 종영된 MBC '미씽나인'에서 밴드그룹 드리머즈의 베이스에서 주목받는 배우가 된 최태호 역을 맡아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았고, 그래서 의도치 않게 저지른 살인을 덮고자 계속해서 악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최태호를 섬세하게 연기해내 호평을 얻었다.
지금까지 순진하고 바른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이번 최태호를 통해 제대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 연기자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최태준은 이런 반응에 감사해하는 한편 최태호가 그런 악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강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연신 드러냈다. 그는 "보시는 분들은 태호라는 인물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나쁜 사람이 있을 수 있나 라고 생각을 하신다. 태호의 악행도 갈수록 죄의식이 없어져 가다 보니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다"며 "하지만 대본에 답이 있었다. 태호는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죄를 감추려 그랬던 것이다.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인물을 살인으로 감췄다. 그래서 그 때마다의 감정을 다르게 표현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죄를 반성하고 있다고 믿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회에 등장한 도로신에서 무너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촬영 마지막이기도 하고,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도 간접 경험을 하면서 정말 무너지게 되더라. 얼마나 힘들었겠나 싶더라. 만약 사이코패스처럼 죄를 끝까지 뉘우치지 않는 인물이라면 안 그랬을텐데, 태호는는 괴로워하며 두 다리 뻗고 살지 못했을거다"라고 많이도 괴로워했을 최태호를 보듬었다.
또 그는 엔딩에 등장한 페인트 칠하는 장면에 대해 "교도소에 있는 최태호가 귀휴 제도로 하루 나오게 된 것"이라며 "경찰 두 분도 서 있다. 나름의 디테일이 있었다. 워낙 많은 이들이 나오다 보니 잘 못 보셨을 수 있지만, 태호의 죄가 다 용서된 건 아니었다. 처벌을 안 받은 게 아니다. 아마 무기징역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애드리브를 하는 상황에서도 최태준은 역할상 그럴 수가 없었다고. 그는 "저는 늘 혼자 있다. 서울 와서도 거의 혼자 촬영을 했다. 배우들과 정말 사이가 좋고 친한데 같이 있을 수 없으니 힘들더라. 태호는 잘 안 웃는다. 그래서 웃는 장면을 손으로 꼽을 수가 있다. 촬영할 때 웃다가 NG가 많이 나는 편인데 다른 분들은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여내신다. 하지만 태호는 웃을 수가 없는 것이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무미건조하게 있었다. 외롭더라"라고 말하곤 크게 웃었다.
그럼에도 최태준은 "배우라는 직업은 다양한 인생을 살아볼 수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해볼 수 있다. 다 죽여버린다는 우스갯소리도 해볼 수 있지 않나"라며 배우로서의 즐거움을 표현했다.
또한 '불사조'처럼 계속 살아돌아오는 설정에 대해 "이 사람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보다는 허전했으면 좋겠다. 계속 보고 싶은 악역이었으면 했다. 그런 기대심리가 컸다"고 밝힌 뒤 "배우로서 행복하다. 지금까지 호평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이런 평가들이 얼떨떨하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악역을 떨쳐낸다기 보다는 이 다음에는 어떤 걸 보여드려야 하는지, 쉬면서 못 봤던 드라마를 챙겨보며 생각을 해보고 싶다"고 행복한 마음을 전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parkjy@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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