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SNL9’ 텔레토비 →미우프101..초심이 보인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3.26 11: 56

 ‘SNL’의 리즈시절은 ‘여의도 텔레토비’와 함께 한다. 정치 풍자가 조심스러웠던 당시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정치권의 이슈를 패러디하면서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 바. 무엇보다 대중이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쉽게 이슈를 풀어낸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이었을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이 코너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에 시청자들은 ‘SNL’을 보면서도 알맹이가 빠진 듯한 허전함을 느꼈고, ‘여의도 텔레토비’와 거침없었던 당시의 ‘SNL’를 그리워했다.
초심을 찾겠다던 ‘SNL 코리아’가 아홉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여의도 텔레토비’ 못지않은 코너를 야심차게 선보였는데, 당시 못지않은 뜨거운 반응이 이미 일고 있다. ‘위켄드 업데이트’ 속의 코너 ‘미운 우리 프로듀스101’의 이야기다.

‘여의도 텔레토비’가 당시 화제였던 어린이 프로그램 ‘텔레토비’를 통해 패러디를 선보였던 것처럼, 가장 ‘핫’ 한 소재를 민첩하게 차용했다는 점이 일단 SNL스럽다. 현재 ‘미운 우리 새끼’와 ‘프로듀스 101’은 인기를 끌고 있는 TV 프로그램. 이를 통한 패러디는 대중의 쉽고 빠른 이해를 돕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대선을 '데뷔'에 비유해 대선 후보들을 특징을 패러디하고 풍자하는 모습에 웃음과 함께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속을 뻥 뚫어준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문재수, 유목민, 안찰스, 레준표, 이잼, 안연정 등 대선 후보들의 이름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이들의 문제점과 강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모습은 만평을 보는 듯 흥미롭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임을 짚어주고,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던 의도가 담겼다.
이와 비슷한 맥락을 보여준 첫 코너 ‘광화문 연가’도 인상적이었다. 정치적 이슈와 패러디로 메시지를 전했고, 웃음까지 잡아낸 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김준현과 촛불 집회에 참여한 정상훈이 서로 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아냈는데, 결국에는 ‘정치적 성향으로 대립하는 것보다는 소중한 한 표로 정치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박수를 받은 바다.
확실히 시련은 발전의 계기였던 모양. 잦은 논란을 딛고 9개월 만에 돌아온 tvN ‘SNL 코리아’는 훨씬 과감해진 풍자와 패러디는 물론 전하고자하는 또렷한 메시지에 폭발적인 웃음까지 제대로 탑재해 돌아왔다.
타이밍도 기가 막히다. 비선실세의 국정논단 파문과 대통령 탄핵, 세월호 이슈라는 굵직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와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의 정세에 해줄 역할이 명확하다.
초심을 찾은 ‘SNL 코리아’를 향한 기대감이 증폭되는 이유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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