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 최원영 "배우되기 위해 10년 청춘 바쳤다..후회없어"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3.31 10: 15

"내가 순산한 아이가 남들에게도 사랑받으면 기분 좋겠죠."
최원영이 금쪽같은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여기서 자식이란 아내 심이영 사이에서 낳은 실제 자식이 아닌, 연기를 통해 빚어낸 작품 즉 드라마를 의미한다. 최근 KBS 2TV '화랑'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열일'을 펼친 소감에 대한 얘기였다. 
최원영은 두 작품의 촬영이 겹쳤었다고 밝히며 "상황적으로 보면 악제적인 조건이었다. '화랑'은 끝나가는 무렵이라 더 바빴고, '월계수'는 시작 무렵이라 더 공들여 찍다보니 그것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다른 인물을 왔다갔다하는 과정에서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두 인물이 표현하는데 있어서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비슷하거나 같은 장르였으면 더 고민스럽고 혼란스러울 텐데, 확실히 다른 지점이 있어서 어느 한 쪽에 빠지지 않고 들쑥날쑥 잘 유연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역시 베테랑 배우다웠다.
이처럼 '화랑'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비슷한 시기에 촬영한 작품임에도 결과적으로 시청률 측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최고 시청률로 30%를 훌쩍 넘으며 이름값을 떨쳤지만, '화랑'은 10% 아래를 웃도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자아낸 것. 이에 대해 최원영은 "이왕이면 내가 순산한 아이가 남들에게도 사랑받았으면 기분이 좋겠지만, 내가 애정을 듬뿍 가지고 함께 하는 이들과 손을 잡고 땀을 흘리면서 애를 썼기 떄문에 보람차고 즐거웠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이번 작품들을 통해 만난 젊은 배우들을 대하는 최원영의 태도가 인상깊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어린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다들 너무나 열심히 잘 하고 열정적이기 때문에 나만 잘 하면 됐다"라며 "현장에 서는 순간 동등한 프로다. 아마추어 학예회가 아니다. 올림픽에서 누가 경력 짧다고 해서 '한 번 해봐라' 그런 거 없지 않냐"라며 존중을 표했다.
여기에는 유독 방황하고 힘들었던 청춘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원영은 군 제대 후부터 이 바닥에 뛰어들어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 막연히 영화를 좋아해서 시작한 일은 좌절의 연속으로 결코 녹록치 않았지만 '무슨 일이든 10년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달려왔고, 어느덧 "원하는 걸 찾다보니 시간이라는 댓가를 지불하고 연기하는 최원영이 됐다. 스스로에게 시간을 준 거다. 되든 안 되든 후회없을만큼 했던 거라 후회는 없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10년을 연기를 위해 살아온 최원영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한다. 때문에 앞으로의 10년도 '연기'일 수밖에 없다는 것. "살아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가볍게 농담을 던진 그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가, 저런 생각도 들었다가 여전히 공이 드리블 중이다. 그 공이 잘 다듬어지고 매끈해지고 단단해져서 어디가서 차여도 터지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됐을 때, 때로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때로는 누군가의 환희를 위해 잘 쓰이고 싶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여전히 꿈꾸는 청년, 최원영은 최근 영화 '라라랜드'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어느 정도냐면 언덕 위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이 탭댄스를 추는 장면은 꼭 마스터해야겠다는 생각에 탭댄스 학원을 다니려 했다고 말할 정도. 그는 "저처럼 다 자란 성인이 그런 걸 접해서 마음이 동요하기 쉽지 않은데 그 영화 한 편이 생명력을 불어넣어줬다. 이런 게 영화지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영화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기도 했다"라고 벅찬 감동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최원영의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안 해본 연기 중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한 질문에 "액션물을 좀 해보고 싶다. 대부분 멜로가 섞이니까 드라마에서 정통 액션을 여주는 게 쉽지 않다. 한번쯤 나이들기 전에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거기서 오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소망을 밝혔다. 또다른 도전을 시작한 최원영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