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탄핵된 풍자 찾아온 'SNL', "그러나"로 밝힌 초심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3.26 10: 36

SNL이 초심으로 돌아왔다. 
26일 방송된 'SNL9(이하 SNL)'은 칼을 간듯한 날카로운 정치 풍자로 새 시즌의 문을 열었다. 탄핵부터 최순실 게이트, 대선후보 경선까지 민감한 이슈들을 웃음에 녹여낸 'SNL'의 새 코너들은 더 강력하게 돌아온 'SNL'표 정치 풍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SNL'의 초심 다짐. 'SNL'은 가장 'SNL'다운 방식으로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최종 선고를 패러디하는 파격을 택했다. 정이랑은 약 25분에 달하는 역사적 선고문을 읽어내려간 이정미 재판관으로 분해 새로운 'SNL'의 막을 열었다.

국민들을 들었다놨다했던 이정미 재판관의 "그러나"는 'SNL'에서도 재현됐다. "지금부터 2017년 SNL'에 대한 적합성 여부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다"고 말문을 연 정이랑은 "피청구인 'SNL'측은 지난 90여일 동안 시즌9을 더 새롭고 재밌게 만들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여 왔다고 밝혔다. 우선 'SNL' 크루들을 살펴보겠다. 'SNL'을 지금까지 이끌어온 크루들"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그러나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신선함은 없다"고 자신을 비롯해 줄곧 'SNL'에 얼굴을 비치고 있는 크루들을 '셀프디스'했다.
새 크루들에 대한 소개도 '그러나'로 마무리됐다. AOA 혜정, 강윤, 김현주, 심소영이 'SNL'의 새 크루로 합류한 가운데, 정이랑은 "새로운 원석들을 발굴하여 또다른 스타 탄생의 가능성을 열었다"면서도 "그러나, 탄생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새로운 크루들을 숙연케했다.
'그러나'가 주는 웃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이랑은 "타 방송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병헌, 하정우, 공유"라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들의 이름을 언급해 환호를 자아냈다.
하지만 그들의 출연은 'SNL' 측의 바람일 뿐. "'그러나' 그들의 응답은 아직까지 없다고 한다"고 아쉬워한 'SNL'은 "지금부터 선고를 시작하겠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SNL' 시즌9을 시작함으로써 얻은 시청자 수호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하겠다"며 "이에 주문을 선고한다. 주문, 피청고인 'SNL' 시즌9을 시작한다"고 새 시즌9를 시작하는 각오를 전했다. 
새롭게 돌아온 'SNL'은 작정한 듯 불붙은 정치풍자개그를 발사했다. '프로듀스101', '미운우리새끼', '피고인' 등 인기 TV프로그램을 차용한 'SNL'의 풍자는 거침이 없었다. "시즌9을 시작함으로써 얻은 시청자 수호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하겠다"는 'SNL'의 자기다짐처럼 초심을 되찾은 'SNL'은 돌아온 정치 풍자로 정말 시청자들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있을까. 잃었던 풍자를 장착하고 돌아온 'SNL'의 새로운 변화가 기대된다. /mari@osen.co.kr
[사진] tvN 'SNL9'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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