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터널' 첫방, '터그널' 오명 씻고 OCN 자존심 세웠다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3.26 06: 49

타임슬립과 수사물이 또 만났다. 그렇다고 무조건 '시그널'을 떠올리는 것은 큰 오산이다. '터널'은 최진혁 표 새로운 연쇄살인 수사물을 내세우며 확실한 차별화를 뒀다.
지난 25일 오후 첫방송된 OCN '터널'은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절실함으로 30년동안 이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수사물이다. 1986년 터널에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던 열혈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가 2017년으로 시간 이동을 하게 되고, 엘리트 형사 김선재(윤현민 분), 범죄 심리학 교수 신재이(이유영 분)와 함께 3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의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린다. 
'터널'은 타임슬립과 수사물이라는 점에서 tvN '시그널'을 연상케 했다. 과거와 현재의 두 형사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도 '시그널'과 닮았다.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고 김원석 작가가 연출한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간절한 무전으로 연결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방송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품.

이에 일부 드라마 팬들은 '터널'이 제 2의 '시그널'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막상 베일을 벗은 '터널'은 '시그널'과는 색다른 전개였다. 이날 방송 초반엔 다소 '시그널'과 분위기가 비슷한가 싶었지만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다른 색깔을 만들어갔다.
또한 타임슬립에 있어서도 '시그널'과 비교할 수 없었다. ‘시그널’은 무전기가 과거와의 매개체가 돼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설정이다. 하지만 '터널'의 터널은 현재에 영향을 주는 매개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 과거 형사가 현재로 넘어와 함께 수사를 하는 것이다.
이날 첫 방송에선 스커트 입은 여자들만 죽이는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스타킹으로 목을 조른 뒤 시체의 팔 뒤꿈치에 죽인 순서와 같은 숫자의 점을 찍었다.
이가운데 박광호는 맞선에서 만난 신연숙(이시아)과 깊은 사랑에 빠져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사건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박광호는 집에 자주 갈 수 없게 됐다. 이에 그는 신연숙에게 사건이 끝나면 한강의 유람선을 타러가기로 약속했다. 그러다 박광호는 다시 찾은 범죄현상에서 의문의 남성을 발견했으나 오히려 돌에 맞으며 정신을 잃었다.
이처럼 '터널'은 연쇄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살인 묘사에만 중점을 두지 않았다. 이와 함께 형사들의 죄책감과 동료애, 피해차와 측근들의 아픔, 형사 부부의 사랑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아날로그 감성의 휴머니즘 수사물을 만들어냈다.
그렇기에 장르물 명가 OCN도 자신있게 '터널'을 내놓은 것일 터. 수사물이란 장르성을 넘어 휴머니즘이라는 큰 가치를 강조한 '터널'이 OCN의 흥행사도 이어받을 수 있지 관심이 모아진다. 분명한 것은 '시그널'과는 정말 다르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터널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