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9’ 첫방①] “탄핵·대선·세월호”...‘SNL9’, 제대로 칼 갈았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3.26 06: 49

 ‘SNL’이 시즌9으로 돌아왔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비선실세의 국정논단 파문과 대통령 탄핵, 세월호 이슈라는 굵직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와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의 정세에 해줄 역할이 명확하다. 프로그램적으로도 지난 시즌 내홍을 겪으며 초심으로 돌아가 좀 더 단단해진 모습이라 기대가 크다.
확실히 시련은 발전의 계기였던 모양. 9개월 만에 돌아온 tvN ‘SNL 코리아’는 과감해진 풍자와 패러디는 물론 전하고자하는 또렷한 메시지에 폭발적인 웃음까지 제대로 탑재해 돌아왔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25일 오후 첫 방송된 tvN ‘SNL 코리아9’에서는 이정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판결문을 읽는 모습을 패러디하는 장면으로 열었다.

패러디와 풍자가 훨씬 더 강력해졌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하다. 최순실을 똑같이 따라한 김민교의 패러디도 웃음을 빵 터뜨렸지만, 특히 '위캔드 업데이트' 코너가 압권이었다.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SNL'만의 새로운 시선으로 다루겠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기자로 등장한 김준현이 언론의 보도 행태를 꼬집는가 하면, 신동엽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청구 여부로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좀 더 본격적인 코너는 ‘미운 우리 프로듀스101’. 대선을 '데뷔'에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하고 풍자하는 모습에 웃음과 함께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속을 뻥 뚫어준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중 신동엽은 “세월호의 목포까지 인양작업도 무사히 완료되길 바란다”는 말은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가장 상징적이었던 코너는 ‘광화문 연가’. 정치적 이슈와 패러디로 메시지를 전했고, 웃음까지 잡아낸 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김준현과 촛불 집회에 참여한 정상훈이 서로 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아냈는데, 결국에는 ‘정치적 성향으로 대립하는 것보다는 소중한 한 표로 정치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박수를 받았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임을 짚어주고,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던 의도였다.
정치 풍자와 패러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데 집중했지만, 그렇다고 웃음을 놓친 것도 아니었다. 호스트인 소녀시대 수영이 참여한 코너 ‘미녀와 야수’와 ‘피고인’ 역시 SNL다웠다. 최근 트렌드와 유행에 가장 민첩하게 반응하는 프로그램답게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영화와 드라마를 패러디해 젊은 감각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23아이덴티티'에서는 수영의 코믹연기가 큰 웃음을 샀다. 남장에 망가지는 모습까지 불사하며 다양한 인격을 보여준 바. 최정상 걸그룹의 이미지는 잠시 내려놓고 명연기(?)를 펼치며 활약했다.
새롭게 합류한 크루들의 활약도 시즌9의 전망을 밝혔다. AOA 혜정과 강윤, 김현주 등의 감초 연기로 웃음이 만들어지는 지점을 좀 더 맛깔나게 살리는데 일조했다. 혜정은 적극적인 자세와 그럴싸한 코믹 연기로 합격점을 받았다.
‘SNL9’, 제대로 칼 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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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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