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차의 절박함' 조평호,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3.24 06: 28

NC 다이노스 내야수 조평호(32)는 ‘2군 본즈’라고 불리던 한 명이었다. 2군에서 만큼은 장타력을 과시하며 마운드를 폭격했다. 타격 잠재력과 파괴력은 동시에 갖춘 선수라 평가 받았다. 문제는 1군에서의 지속성이었다. 그러나 조평호의 능력은 1군에서 이어지지 않았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조평호도 어느덧 프로 14년차를 맞이하게 됐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구단인 현대 유니콘스에 지난 2004년 2차 7라운드에 지명됐으니 많은 시간이 지났다. 조평호는 지난 2011년 첫 2차 드래프트 1라운드로 NC 유니폼을 입고 새출발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잠재력을 펼치지 못했던 조평호였다. 그러나 올해 시범경기는 예감이 다르다. 그 어느 시즌보다 1군 무대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조평호는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본격적으로 3루수 전향을 준비했다. 김경문 NC 감독의 권유였다. 조평호는 “이전에도 몇 경기씩 3루를 보고는 했다. 그러나 올해 스프링캠프에 도착하고 나서 1루에서 펑고를 받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3루에서 받아보라’고 하셔서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3루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지션 전환의 성과는 지금까지 좋은 편이다. 김경문 감독은 조평호의 3루 수비에 대해 아직까지 칭찬 일색이다. 김경문 감독의 3루 전향 지시는 조평호의 타격 잠재력을 터뜨리고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이는 현재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 23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고,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쳤다.
조평호는 일단, “처음에 어색한 것은 있었지만 하다 보니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송구 거리도 멀어져서 연습을 많이 했는데, 연습을 할수록 감을 찾게 됐다”고 말하며 3루 수비의 현재까지 적응도를 밝혔다.
3루수로서 마인드컨트롤도 끊임없이 하는 편이다. 23일 경기에서 조평호는 강습 타구를 부드러운 글러브 핸들링으로 걷어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3루수는 ‘핫코너’라고 불리는 포지션. 빠르고 강한 타구가 많이 오고, 이를 처리해야 하는 것이 3루수의 임무다. 이에 조평호는 “항상 공이 온다고 생각하고 미리 생각을 했다. 미리 생각을 하니까 타구가 빠른데도 공을 주시할 수 있었고 타구도 잘 보이는 것 같다”고 말하며 3루수 적응기를 전했다.
그동안 타격 능력을 믿고 김경문 감독은 어떻게든 1군에서 활용하려고 했지만 조평호는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러나 올해 조평호는 절박한 마음으로 자신의 가치를 새롭게 증명하고 있다. 그는 “올해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며 “기회가 지금 많이 주어지고 있으니, 1군에 계속 붙어있으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직 자신을 마음껏 보여주지 못한 조평호는 1군에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을까. 잠시 생각에 잠기던 조평호는 “일단 특징이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장타든 수비든 어느 부분에서든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웃으며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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