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LG 데뷔전 호투, '초비상' 마운드의 희망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24 06: 26

 차우찬(30)이 LG데뷔전을 깔끔하게 장식했다. LG에 너무도 간절했던 바로 그 호투였다.
차우찬은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4⅓이닝 1피안타(1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49개. 최정에게 내준 홈런을 제외하면 퍼펙트 투구. 투구수도 49개에 불과했다. 최고구속은 142km.
LG는 차우찬의 데뷔전이 중요했다. 마운드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허프는 지난 19일 롯데와 경기 선발등판을 앞두고 갑작스레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검사 결과는 우측 무릎 인대 손상. 양상문 감독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무릎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경기 출전까지는 3~4주가 소요될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허프는 올 시즌 LG 마운드의 ‘에이스’를 맡아줘야 할 선수였다. 그런 그의 결장 탓에 시즌 초반 계획을 모두 다시 짜야 한다.
게다가 차우찬의 발목도 말썽이었다. 차우찬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훈련 도중 축이 되는 왼 발목 부상을 당했다. 초기만 해도 살짝 접질린 정도로 여겨졌다. WBC에도 출전하며 제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LG 복귀 후 받은 정밀검사 결과는 ‘절대휴식’이었다. 발목 통증에 WBC 후유증까지 걱정한 양상문 감독도 그의 시범경기 첫 등판을 최대한 미뤄줬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양상문 감독은 “(차)우찬이에게 4~5이닝 정도를 맡길 생각이다”라며 “투구수 70개 전후를 생각하고는 있는데, 개수에 연연하지는 않겠다. 그저 마음 편하게, 던질 만큼 던지고 왔으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리고 차우찬은 자신의 강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차우찬은 13개의 아웃카운트 중 6개를 삼진, 5개를 뜬공으로 처리했다. 땅볼은 단 2개뿐이었다. 차우찬의 새로운 홈인 잠실구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물게 넓은 외야를 자랑한다. ‘뜬공형 투수’ 차우찬에게는 제격이다.
경기 후 차우찬은 “LG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이었는데 대체로 만족했다”라며 “현재 몸 상태는 좋다”라고 총평했다. 부담을 떨쳐낸 것. 이어 그는 “정규시즌에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양상문 감독은 “다음 주 연습경기에 한 차례 정도 등판할 계획이긴 하다. 그러나 투구수를 적게 던질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에이스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좋은 모습 보이도록 더 준비하겠다”는 각오. 언뜻 상투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그 ‘좋은 모습’이 지금 LG에 가장 필요하다. /ing@osen.co.kr
[사진]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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