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개봉] '프리즌' vs '보통사람' vs '밤해변', 특명! 외화를 이겨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23 06: 20

‘미녀와 야수’ ‘콩:스컬 아일랜드’ ‘로건’ 등 외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23일) 개봉하는 세 편의 한국영화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범죄 액션 ‘프리즌’(감독 나현), 드라마 ‘보통사람’(감독 김봉한), 로맨스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가 나란히 스크린 위에 올랐다. 각기 다른 장르인 세 작품이 외화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까. 선택은 관객의 몫이다.
#'프리즌', 살아남기 위한 생존 액션

줄거리: 돈과 힘을 가진 정익호(한석규 분)가 있는 교도소는 자연스럽게 서열이 정리된다. 그를 선두로 죄수 전원이 각자의 등급을 받으면서 질서정연하게 순서가 정해졌다. 그곳에 형사 송유건(김래원 분)이 뺑소니 혐의로 입소하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익호가 위기에 놓일 때마다 우연치 않게 등장한 유건은 그를 필사적으로 돕고, 두 사람 사이에는 어느새 말로 표현 못할 단단한 신뢰가 쌓이게 됐다. 익호는 친동생처럼 자신을 잘 따르는 유건을 예뻐하며 2인자의 자리를 내주고, 경찰 출신인 그를 밤의 세계로 끌고 들어온다.
‘프리즌’은 범죄자를 격리시키고 교화하는 시설이라고 믿었던 교도소를 알리바이가 보장되는 범죄의 구역으로 탈바꿈시키며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밤만 되면 차를 타고 나가 일을 저지르고 다시 입소하는 수감자들의 모습이 인상적. 교도소 밖의 설계책이 새 일거리를 준비하면 교도소를 의심 없이 넘나들 수 있는 연결책이 준비된 계획을 전달받는 식이다.
시나리오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던 힘은 익호 역의 한석규와 유건 역의 김래원 덕분이다. 두 사람이 악에 바친 상남자로 변신하며 역대급의 에너지를 분출했다. 그동안 두 남자에게서 보지 못했던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프리즌’은 범죄자들이 벌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전쟁을 그린 작품이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극 전개를 빠르게 시키면서도 탄탄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묵직한 긴장감을 전한다. 다양한 액션을 총망라해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보통사람, 80년대가 그리 먼 과거 같지 않은 요즘
줄거리: 1980년대 후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 분)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범인을 잡아 나라에 충성한다. 아픈 몸을 갖고 있는 아내와 아들과 떵떵거리면서 잘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가장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 분)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아들게 되고 나라가 주체가 된 공작임을 알지만 빠져나올 수가 없다.
‘스릴러 장인’으로 불리는 손현주는 사실 사람 냄새 나는 소시민 역할을 가장 잘한다. 영화 속 배경은 1980년대이지만, 아버지가 가장으로서 가지는 책임감과 부성애는 어느 시대에도 관통하는 코드. 내 가족과 남부럽지 않게 살기 위해 가끔은 현실에 눈을 감아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당신은 어떤 길을 갈 것인가. 모두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또한 제 할 말을 할 줄 아는 참 언론인 재진으로 분한 김상호, 생애 가장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도 긴장감을 유발하는 규남 역의 장혁 외에도 라미란, 오연아 등이 펼치는 꽉 찬 앙상블까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쏠쏠하다.
정치적 이슈가 가장 뜨거운 탄핵 시국이라는 점은 이 영화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인지 아닌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고문치사사건, 호헌조치, 최초 연쇄살인범 등 실제 사건과 80년대 후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아이템 등을 찾아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화제성만은 단연 甲
줄거리: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는 유부남 감독 상원(문성근 분)과의 스캔들로 인해 모든 것을 버리고 외국의 한 도시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친한 언니인 지영(서영화 분)과 그의 지인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낸다. 줄곧 참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하지만 참을 수 없는 배고픔을 느낀다. 시간이 흐른 뒤 강릉에 온 그녀는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게 되고 함께 술을 마시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제성만은 3월 개봉하는 영화 중 단연 최고다. 배우 김민희와 메가폰을 잡은 홍상수 감독이 공식석상을 통해 불륜을 인정하면서다. 실제 상황과 비슷한 영화 내용에 일찌감치 이목이 쏠린 바다. 인물들이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는 그냥 넘길 수 없을 만큼 귀에 들어와 박히는 부분이 많다. 본의 아니게 영화를 다큐멘터리처럼 받아들이다보니 영화는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고 나름의 위트-특히 정재영이 큰 역할을 한다-도 살아 있다.
외신에서는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김민희의 연기력에 대해 극찬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개봉 전부터 반응이 싸늘하다. 영화를 영화 자체만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영화는 베일을 벗었다./ osenstar@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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