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안방의 고구마 행진,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3.23 15: 12

 캐도 캐도 끝없이 이어지는 줄기 같은 막장 캐릭터, 물 없이는 속이 막히는 답답한 도돌이표 전개, 어느새 안방에는 고구마 드라마의 전성시대가 찾아왔다.
검사로 돌아온 박정우의 시원한 복수와 함께 28.3%라는 자체최고시청률로 종영하긴 했지만, '피고인'은 안방에 끝없이 고구마를 제공한 대표 드라마였다. 딸과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 분)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벌이는 투쟁과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를 그리는 '피고인'은 악역들의 만능 악행으로 종영까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고구마 전개를 이어갔다. 
박정우가 진실에 접근할만 하면 차민호는 '살인'이라는 치트키로 그의 앞을 번번이 막았다. 18회 내내 이어진 박정우의 진실찾기와 차민호의 데스노트는 '피고인'에게 '고구마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선사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과 '불어라 미풍아'도 마찬가지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막장 없는 건강한 주말드라마를 표방했지만 복선녀(라미란 분)의 불치병 에피소드와 이동진(이동건 분)-나연실(조윤희 분)-홍기표(지승현 분)의 억지 막장 삼각 로맨스가 지지부진 이어지면서 '고구마 전개'라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불어라 미풍아'는 한술 더 떴다. 김미풍(임지연 분)의 아버지 찾기를 막는 박신애(임수향 분)의 막장 악행은 무리수 연장에 도돌이표를 계속했다. 특히 주인공 김미풍이 아버지 김대훈(한갑수 분)을 찾기까지의 여정은 아버지 찾기-박신애의 방해-김미풍의 좌절로 끊임없이 반복되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물론 고구마도 중독되면 맛있다. '다음 회에는 통쾌한 전개가 이어지겠지'라며 사이다 전개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본방사수를 부르는 나름대로의 긍정적 효과도 있다. 
그러나 안방의 고구마 전성시대에 시청자들은 자꾸만 목이 막힌다. 이제는 고구마 없는 통쾌한 사이다 전개를 원하는 안방의 목소리도 높다. "고마해라~마이 묵었다 아이가~" 안방은 지금, 한방이 있는 유쾌통쾌상쾌한 드라마를 기다리고 있다. 고구마는 수고했고,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mari@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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