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피고인] 엄기준의 '1001', 시청자 리얼 고구마 날린 한방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3.22 10: 30

‘피고인’이 드라마 스토리만으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하는가 했더니, 마지막 회에서 결정적으로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 장면이 있었다.
지난 21일 막을 내린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은 차민호(엄기준 분)가 결국엔 벌을 받는 내용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그런데 마지막 한 방이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정우(지성 분)가 재판에서 차민호의 범죄를 모두 입증하고 사형을 선고받게 했다. 차민호가 미친 척하며 끝까지 발악했지만 나연희(엄현경 분)가 결적적인 진술을 하며 차민호가 끝내 혐의를 인정하고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교도소에 수감됐는데 차민호가 가슴에 달고 있는 죄수번호는 1001이었다. 스치듯 지나갈 수도 있는 숫자지만 ‘피고인’ 제작진은 차민호의 왼쪽 가슴에 달린 죄수번호 1001을 클로즈업 했다.
그런데 죄수번호 1001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방 호수와 일치한다. 또한 이 숫자는 대통령 차량번호로 사용되는 등 국가원수와 관련이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피고인’ 작가가 의도적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차민호의 죄수번호를 1001로 한 게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연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바라는 시청자들에게는 ‘사이다’ 장면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피고인’은 이외에도 줄곧 사회비판을 담은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피고인’은 단순한 재미가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극 중 대기업 차명그룹 대표인 차민호가 자신의 죄, 그것도 살인죄를 덮기 위해 검찰 고위직을 비롯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교도소장 등 국가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종했다.
그런데 국가기관이 돈과 힘이 있는 한 개인에게 휘둘리고 있는 모습이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 씁쓸한 마음으로 지켜봤고, 진실이 밝혀지고 차민호가 벌을 받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이 드라마를 봤다. 그리고 ‘피고인’은 진실은 끝내 밝혀지고 차민호가 죗값을 치르는 내용이 그려져 시청자들은 드라마로나마 대리만족을 했다.
‘1001’도 마찬가지. 차민호의 죄수번호를 보며 통쾌했던 시청자들은 뉴스에서도 속 시원한 뉴스를 볼 수 있길 기대하며 ‘피고인’을 보냈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피고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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