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첫 데뷔부터 꿰찬 주연.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을 향한 차가운 시선들. 그리고 한 차례도 검증되지 않은 연기력에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확실하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테다. 그럼에도 유쾌하고 발랄한 연기력으로 이를 보란 듯이 극복해냈다. 아직 2회 분량이 전파를 탄 상황이지만, 걱정과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입증해내고 있는 바. tvN 새 월화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이하 그거너사)'에 출연 중인 레드벨벳 조이의 이야기다.
결정적인 지점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이 조이에게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걸그룹 특유의 과즙미 넘치는 상큼함과 쾌활함을 캐릭터에 그대로 차용한 것도 탁월했으며, 극 중 ‘가수 지망생’이라는 설정은 조이가 연기하는데 격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극 중 마치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장면에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독보적인 매력을 뽐낸다. 그간 다져온 탄탄한 노래 실력과 자연스러운 표정처리, 여유로운 무대매너가 압권이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강점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이 같은 과정들은 꽤나 영리해 보인다. 물론,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없었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조이는 평소 자신의 모습을 연기로 풀어내고 있는데,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정도를 유지하며 캐릭터를 빛낸다.
그렇다보니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그를 향하고 있던 대중의 다소 찌푸린 표정들은 미소로 바뀌어가고 있다. 오히려 이 같은 반전은 그 자체로 드라마로 작용하며 상대적 증폭효과를 낳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조이가 맡은 ‘윤소림’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나면서 드라마 전반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해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일본만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정체를 숨긴 천재 작곡가 강한결과 그에게 첫눈에 반한 비타민 보이스 여고생 윤소림의 청량 로맨스를 그린다. 이현우가 강한결을, 조이가 윤소림을 맡아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지난 1화와 2화에서 조이는 ‘윤소림’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어린 시절 아픈 상처를 입은 채 할머니를 모시고 과일가게를 도우면서도 가수의 꿈을 놓지 않는 밝고 당찬 모습부터, 첫사랑에 빠진 여고생을 표현하는 디테일, 불현듯 찾아오는 아픈 기억에 눈물을 쏟아내는 감정 연기까지 빠짐없이 소화해내고 있는 바다.
첫 단추를 아주 야무지게 꿰고 있는 조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은 물론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tvN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