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예능국 탐방③] 임정아 국장 “‘비정상회담’, 시청자들에 처음 인정받은 프로”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3.24 09: 03

‘비정상회담’은 JTBC에서 초대박 프로그램이었다. 2014년 처음 방송됐을 당시 많은 사람이 ‘이 프로그램이 잘 될까’라는 의심과 우려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정상회담’은 MC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인이었다. 그것도 외국인들이었다.
임정아 국장이 2011년 MBC에서 JTBC로 이적해 야심차게 선보인 예능이 ‘비정상회담’이었다. 사실 위험요소가 많았던 예능이었다. ‘모 아니면 도’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 인기 예능들처럼 야외 버라이어티도 아니고 연예인은 MC뿐이었기 때문. 거기다 처음 보는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낯설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나와서 한국말로 어떤 토론을 할 수 있을지 우려 반 기대 반 속에 방송된 ‘비정상회담’은 ‘충격’이었다. 외국인들은 한국인 못지않게 유창하게 한국어를 하며 정치부터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임정아 국장이 ‘비정상회담’ 제작발표회 당시 “최근 10년 안에 나온 토크쇼 중에 가장 새로울 거라고 자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시청자들은 호기심에 ‘비정상회담’을 봤다가 매주 시청하는 애청자가 됐다. 시청률도 첫 방송이 1.553%(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 2014년 당시 JTBC 인지도를 생각하면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그리고 시청률이 5%대까지 찍기도 했다.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요즘 ‘비정상회담’ 화제성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3%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는 JTBC의 효자프로그램이다.
사실 예능들의 수명이 짧아서 방송 1년이 넘으면 시청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출연자들이 아무리 좋아도 재미없으면 냉정하게 등 돌리는 게 요즘 시청자들인데 ‘비정상회담’이 방송 4년여가 지난 지금도 3%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 자신에게 ‘비정상회담’은 어떤 프로그램인지?
▲ 개국 후 마른 땅에 물 붓듯 물을 부어도 물이 고이지 않는 시점이었는데 ‘비정상회담’이 새로운 포맷으로 JTBC 예능의 색깔을 가진 예능의 포문을 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제 하면 된다’라는 걸 확인시켜준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든 시작점이었다. 그 이후로 많은 PD가 자신감 있게 독특한 예능들을 론칭할 수 있었다.
나에게 ‘비정상회담’은 JTBC에 와서 예능 PD로서 시청자들에게 처음 인정받은 프로그램이다. JTBC 개국 후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해도 벽을 향해 소리치는 느낌이었다. ‘누가 내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비정상회담’이 내가 시청자들과 호흡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큰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 전까지는 정말 공허한 메아리처럼 슬펐다.
‘비정상회담’이 새로운 포맷의 예능이었다는 것, 당시 JTBC가 열악해서 톱연예인들을 섭외하기 어려웠는데 비연예인들로 성공시킬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보람 있게 생각한다. 쓸 수 있는 자원이 제한됐을 때인데 그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뻤다.
- ‘비정상회담’이 시청률 3%대는 유지하고 있지만 화제성이 아쉬운데? 기획한 PD의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지 않은지?
▲ ‘비정상회담’이 방송된 지 2년이 넘었고 PD도 바뀌었는데 아직 건재하다. 새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것도 힘들지만 기존 프로그램의 동력을 잃지 않고 끌고 가는 게 힘들다. 그런 면에서 김노은 PD가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면을 추가해가는 작업도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
명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받아서 동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자신의 색깔로 끌고 가는 게 힘든데 잘해주고 있다. 내가 했을 때보다 세계 정서를 깊이 있게 다루는 게 김노은 PD의 색깔이다. 세계 이슈를 소프트하게 다루느냐, 하드하게 다루느냐의 차이가 있는데 하드하게 다루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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