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예능국 탐방②] 임정아 국장 “JTBC가 지상파 압도? 아직 80% 수준”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3.24 09: 03

JTBC가 2011년 개국 때만 하더라도 비난과 비판을 받고 JTBC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했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은 JTBC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JTBC 채널을 찾아서 보는 시청자들이 있을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비약을 한 방송사다.
JTBC 예능이 트렌드를 이끌기도 하고 이에 지상파, 케이블에서 트렌드를 쫓아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수준이 됐다. ‘마녀사냥’을 비롯해 ‘비정상회담’과 ‘냉장고를 부탁해’만 보더라도 이와 비슷한 예능들이 타 방송사에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제는 ‘JTBC 예능이 지상파를 압도했다’라는 평이 있을 정도다.
시청자들이나 방송관계자들이 JTBC 예능을 주목하고 있는 건 예능의 ‘신선함’과 ‘독특함’ 때문이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포맷의 예능이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기까지 했다. ‘마녀사냥’처럼 그동안 공중파에서는 금기시됐던 19금 이야기를 유쾌하고 건강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걸 최초로 보여준 유일무이한 예능이었다.
또한 ‘비정상회담’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토론한다는 것이 독특했고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자들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가지고 스튜디오에 나와 셰프들이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요리대결을 펼치는 것이 새로웠다.
이제 JTBC 예능은 지상파에 밀리지 않을 만큼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화제성이나 시청률 또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JTBC 임정아 국장을 만나 JTBC 예능의 강점과 고민을 들어봤다.
- JTBC가 개국 5주년이 지났는데 지난 5년을 돌이켜본다면?
▲ JTBC에 처음 왔을 때는 ‘0’이었다. 지금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해 다른 방송사들의 70~80%까지 따라잡았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비약과 도약을 한 방송사라고 생각한다. 그걸 가능하게 한 게 구성원들이다. 개국 초반에는 많은 분이 JTBC라는 방송사가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이젠 재미와 기쁨, 뿌듯함을 줄 수 있는 방송사가 됐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걸 이뤘지만 갈 길도 멀었다.
- JTBC의 라이벌은 지상파 또는 케이블이라고 생각하는지?
▲ JTBC 예능국의 특징은 제작환경에 있다. 최대한 독립성과 자유성, 자율성을 보장해준다. 국장은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책임 바운더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새로운 걸 만들 기회를 박탈당하면 안 된다. JTBC는 PD들이 실패해도 독려한다. 실패해도 기회를 주는 것, 지금 JTBC 예능 조직의 문화다.
농담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만들 때 타 방송사를 의식하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게 새로운가, 재미있는가’라는 자기 고민이 크다. 낡아지지 않는 것, 구태의연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 라이벌 생각하면 좋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없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마음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든다. 참고는 할 수 있지만 그 길을 갈 수 없다. 아무도 안 간 길을 가야 승산이 있어서 다른 길을 가는 거다.
- JTBC 예능이 예능의 트렌드를 이끌기도 하고 지상파를 압도하기도 하는데?
▲ 요즘 그런 말을 듣는다. JTBC 예능을 찾아보게 된다고. 지상파를 압도하는 것까지는 아니고 조금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앞서는 게 아니라 지상파와는 다른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 절대 비교는 아니다. 우리가 가장 뿌듯하게 생각하는 건 다른 길로 개척해서 가는 게 가장 큰 프라이드다.
- JTBC의 독보적인 강점이 있다면?
▲ JTBC 예능의 강점은 새롭고 다양하다는 것이다. 한 채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포맷의 예능이 나오고 있다. JTBC 모든 프로그램이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서 론칭했고 성공을 거뒀다. 다양성과 새로운, 실험정신 그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JTBC 예능이 잘 되고 있지만 고민이 있다면?
▲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는데 타 방송사와 비교하면 툭 치고 나가는 킬러콘텐츠로 대표되는 예능이 아직은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초대박의 한계에 대한 고민은 있는데 올해 반드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킬러콘텐츠에 대한 준비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그게 아니더라도 다양한 콘텐츠들이 그 이상의 즐거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 요즘 어떤 예능들을 보는지?
▲ 타 방송사들이 명절 때 파일럿을 만드는 걸 챙겨본다.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보면 그 방송사의 다음 시즌과 PD들이 보인다. 파일럿은 새로운 PD들이 연출하는데 그 신입 PD들이 앞으로 5년을 이끌고 간다. 시청률이 안 나와도 개성이나 독특한 점이 있다면 찾아본다. 레귤러는 시간이 없어서 못 보는데 새로 론칭하는 건 챙겨본다. 그게 향후 방송사의 5년을 끌고 가는 PD들의 케파(Capacity)를 보여준다.
- 국장이라는 직책을 맡았지만 직접 연출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
▲ 연출 출신 국장은 필드에서 관리로 올라가는데 필드에 대한 강한 그리움과 향수가 있어서 그것 때문에 후배 PD들과 충돌할 수 있다. 그래서 내 역할 자체를 PD들이 필드에서 연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로 규정하고 있고 그리움은 거기에 올인하고 있다. 아니면 충돌하게 된다. 내가 연출할 때도 상사들이 그렇게 간섭하지 않았는데 그럴 때 프로그램이 잘 됐다. 믿어줄 때 나도 성장했으니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도 후배들에게 그렇게 하려고 한다.
- JTBC에서 같이 일해보고 싶은 연예인이 있다면?
▲ 과거에는 몇 명 특정 MC가 예능들을 끌고 가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좋은 기획과 콘텐츠가 끌고 간다. 특출한 연기자가 시청률을 담보하지 않고,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올해 들어 생각하는 건 좋은 기획과 좋은 콘텐츠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는 그 프로그램과 맞는 연기자가 좋은 연기자, 톱 MC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어떤 기획서가 나오느냐에 따라 어떤 연기자와 일해보고 싶은지 결정될 것 같다. 이제 ‘누구 아니면 안돼’라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입소문의 시대인 것 같다. ‘아는 형님’도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자들이 유입된 거다.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승부하느냐가 중요하다. /kangsj@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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