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톡]김상호 "10년전 청룡상에도 연기로 밥벌이할 줄 몰랐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3.22 15: 21

 배우 김상호에게 연기는 천직이다. 마치 자석이 그를 이끄는 것처럼 돌고 돌아도 결국 무대로, 카메라 앞으로 오게 됐다. 지난 2007년에는 제28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꾸준하게 쌓아온 연기 인생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그때도 연기로 밥벌이할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오는 23일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 개봉을 앞두고 김상호를 만났다.
지난 1994년 연극 무대에 오르며 그의 연기 인생은 시작됐다. 이전까지 그의 인생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80년대 후반 학교를 그만두고 안경공장에서 돈을 벌었다. 학교로 다시 돌아왔지만 이내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쳤고, 연극을 시작하게 됐다.
"제가 경북 경주 출신인데 철없이 놀 때였죠. 학교를 그만 둔 이유도 지금 내가 공부할 때가 아니라 돈을 벌 때라고 생각했어요. 대구가 안경으로 유명하잖아요. 안경공장에서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다시 학교에 '죄송합니다'하고 돌아왔죠. 그리고 학교를 한 번 더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봤어요."

스스로를 끈기가 없다고는 했지만, 연기는 벌써 20년 넘게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유명해지고 돈을 벌기 위해서 연기를 시작했다고 가식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에게 연기란 천직이었다.
"배우를 꿈꾸는 분들에게 정말 미안한 이야기인데 어떻게 배우가 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유명해지고 돈 많이 벌고 싶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 목적으로 대학로에서 연극을 시작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되게 운이 좋은 거죠. 지금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는 아내를 만난 것과 제 직업을 선택한 것입니다. 지금의 꿈은 배우로서 일만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삶이에요."
분명한 건 김상호는 솔직했고, 또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춘산(春山)이라는 호를 붙였다. 함께 연극을 하던 친구들과 모두 호를 하나씩 가졌다고. 봄 산에 피는 진달래처럼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비쳤다.
"저는 배우인 제가 되게 자랑스러워요. 날 자랑스럽게 해주는 직업군에서 존재하고 싶다는 것이 마지막까지 꿈입니다. 버림받지 않고 이 짓만 해서 먹고 살고 싶어요. 제가 되게 기특해요. 사실 밥벌이할 줄 몰랐거든요.(웃음) 청룡상 받을 때만 해도 전 제가 밥벌이 못할 줄 알았어요."
"경주에서 살 때 앞에 산이 보이는데 봄 산에 피는 진달래가 작년 봄에 폈던 그 자리에 똑같이 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또 기분 좋다고 느끼잖아요. 저도 바꾸면서 살 순 없지만 사람들이 저를 봤을 때마다 기분 좋고 새롭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춘산은 제가 스스로 지었고요 좌우명 같은 거예요." / besodam@osen.co.kr
[사진] 오퍼스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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