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감독의 약속, 확 달라진 kt 분위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19 06: 01

"와, kt 분위기 좋네. 완전 달라졌어". 
한화의 한 선수는 18일 대전 kt전 시범경기를 앞두고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전부터 달라진 kt 팀 분위기가 피부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시범경기 개막부터 4연승 행진을 달린 kt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파이팅도 넘쳤다. 지난 2년간 최하위에 그치며 내재된 패배의식이 씻겨졌다. 
kt의 달라진 분위기에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진욱 감독이 있다. 특유의 온화함으로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소통하고 있는 김 감독도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아주 긍정적으로 바뀐 게 시범경기 상승세 이유가 아닌가 싶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지만 수비, 주루, 벤치 분위기는 기복이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미국 스프링캠프 마지막 날 선수단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매 경기가 성적으로 나타나는 프로야구 선수에겐 스트레스가 숙명이다. 김 감독도 이를 잘 안다. 다만 야구장 안에서 경기를 하는 순간에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껏 뛰길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전에 (두산) 감독을 할 때도 선수들에게 화를 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못한 적이 있었다. 감독이 화내서 성적이 좋아지면 1년 내내 화를 내겠지만 야구가 그렇지 않다"며 "해설을 하면서 다시 느꼈다. 선수들과 그런 약속을 함으로써 시즌에 들어가서도 최대한 지킬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김 감독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kt는 베테랑 선수들이 대체로 내성적이지만 캠프 때부터 후배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렸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는 고참들이 한두타석 치고 빠지면 그냥 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선숙들은 끝까지 벤치에서 대화하고 격려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이런 부분이 가장 큰 변화"라고 이야기했다. 
kt 4년차 내야수 심우준은 "경기 중에도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 가끔 농담을 하기도 한다. 덕아웃 분위기도 그렇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심우준과 하준호가 대기 타석에서 자기들끼리 서로 루상에서 나가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서 맞추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며 흐뭇해했다. 
물론 지금은 시범경기라 아직 정규시즌 같은 긴장감이나 긴박감은 없다. 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이처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 감독도 동감한다. 그는 "시범경기는 부담 없이 할 수 있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달라질 수 있다. 감독부터 욕심을 내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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