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간도, 엇갈린 외부 평가 "구위 OK-제구는 부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19 06: 00

162km. 전광판 오류도 믿게 만든 알렉시 오간도(34·한화)의 위력은 명성 그대로였다. 그러나 오간도를 바라본 외부 평가는 찬사뿐만 아니라 지적도 있었다. 
오간도는 18일 대전 kt전 시범경기에 첫 등판, 4이닝 동안 안타없이 볼넷 1개를 내주며 7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최고 구속 150km에 대부분 공이 140km대 후반으로 위력이 넘쳤다. 193cm 장신에서 빠른 템포로 내리꽂는 오간도의 투구에 대전 홈 관중들은 탄성을 질렀다. 
1회 1사 후 심우준을 7구째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을 때는 전광판 구속이 162km로 나왔다. 이는 전광판 오류로 전력분석팀에서 측정한 실제 구속은 149km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시절 최고 99마일, 약 159km 강속구를 던진 적 있는 오간도라 관중들은 크게 의심하지 않고 환호했다. 

한화 내부에선 오간도의 완벽에 가까운 데뷔전에 고무된 기색이 역력했다. 오간도 역시 "첫 등판 결과가 좋게 나와 만족스럽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고, 몸쪽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어 좋았다"고 자평했다. 그렇다면 현장 외부에선 이날 오간도의 데뷔 투구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3루 덕아웃에서 오간도의 투구를 가까이 지켜본 kt 정명원 투수코치는 호평을 했다. 정명원 코치는 "직구 타점이 높고, 볼에 힘이 있어서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 슬라이더도 직구와 구속 차이가 많이 나면서 떨어지는 각이 좋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니 타자들이 대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간도는 슬라이더도 최고 139km까지 나왔지만, 최저 127km짜리도 있었다. 145~150km 사이를 꾸준히 찍은 직구 구속과 차이가 있어 오프 스피드 효과가 있었다. 정명원 코치가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지 않으면 직구만 노리면 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올해 좋은 활약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또 다른 외부자의 평가는 달랐다. 경기를 지켜본 익명의 야구인은 "오간도의 공 자체는 괜찮아 보였다. 구속만큼 위력적이란 느낌은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컨트롤이 안 좋았다. 포수가 요구한 반대로 들어오는 공이 많았다. 타자들이 생소하게 느껴서인지 방망이가 쉽게 나왔다. 이제 첫 경기 한 것이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유보했다. 
이날 경기는 TV 중계가 없었고, 정확한 오간도의 제구력을 파악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총 61개의 공을 던진 오간도는 스트라이크 39개, 볼 22개. 스트라이크 비율 63.9%로 준수했지만 파울(17개)·헛스윙(11개)·타격(6개)을 제외한 순수 스트라이크 카운트는 5개. 빠른 공으로 방망이를 계속 이끌어내는 것도 능력이지만, 타자들의 접근법이 달라졌을 때 대처는 미지수다. 
물론 오간도도 아직 모든 걸 보여준 것이 아니다. 그는 '100%로 전력 투구했느냐?'는 물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최선을 다했다"고 웃으면서 답했다. 어떤 의미로든 지금은 오간도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엔 이른 시점이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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