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19, 넥센)의 방망이가 인상적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 타이어 O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서 두산 베어스에게 5-11로 패했다. 넥센(2무, 3패)은 시범경기 3연패를 당했다.
경기는 패했지만 소득이 많았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시범경기서 최대한 많은 선수를 시험하고 있다. 그 중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이정후와 김혜성(19, 넥센)도 포함돼 있다. 넥센의 2017년 1차 지명자로 휘문고를 졸업한 이정후를 선택했다. 넥센은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동산고출신 유격수 김혜성을 뽑았다. 두 선수 모두 향후 넥센을 책임질 재목으로 꼽힌다. 넥센은 애리조나와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두 선수를 데려가 시험했다. 이어 시범경기서도 두 선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의 타격감이 좋다.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하는 중이다. 오늘 1번은 박정음이 나간다. 서건창이 144경기를 모두 뛸 수 없다”면서 시범경기 목적에 충실했다.
두산전 5회초 장정석 감독은 좌익수 이택근을 빼고 이정후를 투입했다. 확실히 방망이가 좋았다. 이정후는 6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8회초 투수 홍상삼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렸다. 후속타자 김태완이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면서 이정후도 홈을 밟았다. 이날 이정후는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시범경기 타율 4할을 기록 중이다. 타석이 적긴 하지만 권희동 (0.500, NC)과 모창민(0.471, NC)에 이은 타격 3위다.
수비는 아쉬웠다. 고교시절 이정후는 외야수를 보다 유격수로 전환했다. 현재 넥센에서 이정후에게 외야를 맡기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가 외야수비가 편하다고 한다. 짧은 거리 송구에 트라우마가 있어 내야는 불안해한다”고 분석했다. 이정후는 17일 한화전에서 포구에 실책을 범하는 등 완전치 않은 모습이었다.
아직 고교생티를 벗지 못한 모습도 있다. 이정후는 17일 한화전에서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아버지가 너무 뛰어난 선수였다는 점이 부담이었을까.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가 멘탈이 좋다. 부담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걱정하지 않았다.
이택근, 고종욱, 박정음, 임병욱, 허정협 등이 버틴 넥센의 외야는 탄탄하다. 어차피 신인 이정후는 잃을 것이 없는 상황이다.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