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건의 '넥센식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넥센 최초의 1차 지명 선수인 좌완 투수 강윤구(27)가 NC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받아온 선수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우완 투수 김한별(21)이다.
넥센은 17일 강윤구를 NC에 보내는 조건으로 2년차 우완 투수 김한별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입단 초 강정호·황재균과 함께 넥센의 트레이드 불가 자원이었지만 프로 세계는 냉정했다. 트레이드 대상이 거의 무명에 가까운 김한별과 1대1 조건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 강윤구, 몸 상태는 어느 정도
넥센 장정석 감독은 트레이드와 관련 "강윤구가 대단한 커리어는 아니지만 굉장히 좋은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팀에선 잘 안 풀렸다. 선수 본인에게 맞는 옷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강윤구나 김한별 모두 옷을 갈아입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NC 못지않게 넥센도 좌완이 부족한 팀이지만, 선수의 길을 열어주는 의미가 있는 트레이드다. 지난해에도 넥센은 서동욱을 KIA로 무상 트레이드 한 바 있다.
장충고 출신으로 2009년 넥센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강윤구는 150km를 뿌리는 좌완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다. 2012~2013년에는 선발과 중간을 겸하며 각각 125⅔이닝-127탈삼진, 130이닝-131탈삼진으로 구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2014년부터 다시 뒷걸음질치며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17경기 8승2패 평균자책점 3.97로 2군 퓨처스리그 전체 다승 공동 5위, 평균자책점 4위에 올랐지만 77이닝 동안 볼넷 61개로 9이닝당 볼넷 7.13개로 제구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상무에서 돌아온 뒤 9월24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로 복귀전을 가졌으나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고,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그 이후 재활을 하느라 1군 캠프에서 제외됐고, 2군 화성의 대만 캠프에서도 실전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지난 4일 대만 라미고 몽키스와 연습경기에서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내용이 좋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까지도 강윤구는 화성 재활군 소속으로 즉시 전력이 아니었다.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다.
▲ 김한별, 정말 5선발 후보 될까
넥센이 받아온 김한별에게도 관심이 모아진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리가 지명하기 위해 관심을 가졌던 선수인데 앞 순번에서 NC가 지명하는 바람에 못 데려왔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투수이고, 5선발 후보로 점검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한별은 2016년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NC에 지명됐다. 당시 바로 다음 29번째 지명순번이 넥센이었다.
장 감독은 "김한별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스카우트 팀에서 눈여겨본 선수라고 전달받았다. 고교 3학년 시절에는 140km대 초중반 구속을 찍었던 선수로 지금은 체격, 몸이 더 좋아졌다고 한다. 5선발 후보로 놓고 직접 확인을 한 번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한별은 지난해 1군 기록은 물론 2군 등판 기록도 없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거의 미지에 가까운 선수가 당장 5선발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파격적이다. 미래 가능성뿐만 아니라 즉시 전력으로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넥센은 앤디 밴헤켄, 션 오설리반, 신재영까지 3선발이 확정돼 있지만 4~5선발이 미정이다. 젊은 피 최원태·박주현, 경험 많은 오주원·금민철이 경쟁하는 구도에서 부상 복귀자로 한현희·조상우·양훈이 대기 중다. 과연 이 경쟁에 김한별도 가세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강윤구-김한별(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