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28)가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연장계약에 대해 원론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자신에게 달린 일이 아니며, 어린 시절 맺은 장기계약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범가너는 어느덧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 섰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6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등 순항한 끝에 지난해 MLB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또한 가을에 강한 모습으로 팀의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2010·2012·2014)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서 주목하는 것은 샌프란시스코가 그런 범가너를 눌러 앉힐 수 있느냐는 것이다. 범가너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전 서둘러 연장계약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당장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범가너도 17일(한국시간) ‘팬래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달린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팬래그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현 시점에서 양자 간에 연장계약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는 없으며, 구단 관계자들도 이를 논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동향을 전했다. 아직 샌프란시스코와 범가너의 계약이 최대 3년 남아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부터 판을 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범가너는 2012년 당시 구단과 2013년부터 시작되는 5+2년 보장 35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보장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는 1150만 달러를 받고, 2018년과 2019년은 120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이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그들이 원하면 최소 3년은 범가너를 더 안고 갈 수 있다. 지금 당장으로는 헐값처럼 보이지만, 당시 MLB 4년차 투수의 잠재력을 믿었던 샌프란시스코의 전략적 승리이기도 하다.
범가너도 쿨한 반응이다. 범가너는 “당시 계약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빨리 계약을 맺는 선수들에게는 흔한 일이다. 연봉 이상의 기능을 하느냐, 혹은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라면서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이 문제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떠올렸다.
구단도 위험부담을 안고 장기계약을 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 않겠다는 게 범가너의 생각이다. 범가너는 “정말 뛰어난 선수가 될 것 같거나, 오랜 경력을 보낼 것 같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봤을 것”이라면서 구단의 결단력을 인정했다. 자신의 연봉에 불만을 드러내며 장기계약을 압박하는 전략을 쓰는 선수들도 가끔 있지만, 범가너는 그런 유형의 선수와는 거리가 있는 듯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