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KBO리그의 첫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구단 운영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는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즉시 전력감과 미래 전력을 등가 가치로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의아함이 따라올 수 있지만, 트레이드의 해당 팀들은 최근 수년간 트레이드를 통해 이득을 챙긴 바 있다.
NC와 넥센은 17일 “넥센 좌완 투수 강윤구와 NC 우완 투수 김한별의 1대1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NC 관계자는 “넥센 쪽에서 김한별을 먼저 요구해왔고, 우리도 좌완 투수가 필요했기에 강윤구를 요구했다. 조율 끝에 트레이드가 성사됐다”며 트레이드 성사 배경을 전했다.
강윤구는 그동안 넥센에서 기대를 모았던 좌완 파이어볼러였다. 다만, 제구력에 심각한 결점을 보이며 잠재력에 비해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강윤구는 리그에서 손꼽히던 좌완 영건이었기에 익숙한 이름이지만, 김한별은 많이 생소하다. 김한별은 유신고 출신으로 2016 신인 지명 회의 2차 3라운드에 지명된 우완 투수다.
강윤구는 비교적 즉시 전력에 가까운 투수지만 부상 전력과 이미 문제가 드러난 투수였고, 김한별은 아직 1군 기록도 없고 머나 먼 미래를 바라봐야 할지 모르는 미래 전력이었다. 넥센과 NC 모두 섣불리 결정하기 힘든 과감한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두 팀은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다. 특히 두 팀이 만들어 낸 윈윈 트레이드의 역사가 꽤나 흥미진진하기 때문.
우선 NC의 창단 첫 트레이드 대상이 넥센이었다. NC는 2013년 첫 1군 진입을 앞두고 투수 김태형을 내주고 넥센 투수 임창민, 내야수 차화준을 받아오는 1대2 맞교환을 진행했다. 이 트레이드의 승자는 NC였다. 차화준은 1군 진입 초기 NC 내야진의 일원으로 쏠쏠한 방망이 실력을 보여줬지만 이후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임창민은 현재 NC의 굳건한 마무리 투수가 됐고, 국가대표까지 경험한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반면 김태형은 지난 2015시즌 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고 팀을 옮겼다.
2013시즌이 진행되던 도중 두 팀은 다시 한 번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외야수 박정준과 내야수 지석훈, 이창섭이 NC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투수 송신영과 신재영이 넥센 유니폼을 입은 3대2 트레이드가 진행됐다. 이 트레이드의 초반은 NC에 맞춰졌다. 첫 1군 시즌 당시 내야진이 공수에서 불안감을 노출했고, 타선에서도 마땅히 해줄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석훈과 박정준의 가세로 어느 정도 NC는 안정된 전력으로 1군에 연착륙 할 수 있었다. 박정준은 현재 은퇴 했지만 지석훈은 지금도 NC 내야에 없어서는 안 될 전천후 백업 자원으로 여전히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시 넥센을 향해서는 한화와 FA 계약을 맺었고 신생팀 특별 지명을 통해 NC로 떠난 ‘왕년의 프랜차이즈 스타’ 송신영의 넥센 복귀에 좀 더 관심이 쏠렸다. 트레이드 평가에서도 넥센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트레이드 이후 3년이 지난 2016년, 신재영이 신인왕 수상과 함께 리그를 평정하는 잠수한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트레이드 초기 NC의 손을 들었던 트레이드 평가는 현재 넥센의 우세로 바뀌고 있다.
추억과 환상으로 전력 구성을 바꾸는 트레이드를 진행하지는 않았을 터. 앞선 트레이드의 공통점은 모두 트레이드의 주축들의 경우 상대에서 먼저 눈여겨 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임창민은 NC 김경문 감독이 눈독을 들였고, 신재영 역시 넥센 쪽에서 먼저 요구를 했다. 이들은 현재 당시 트레이드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됐다.
강윤구-김한별의 맞교환도 마찬가지다. NC 유영준 신임 단장과 강윤구의 학창시절의 인연, 그리고 넥센의 김한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트레이드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과거 트레이드를 통해 만든 행복한 기억들도 내심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지나치지 않다. /jhrae@osen.co.kr
[사진] 위- 강윤구(왼쪽)와 김한별. NC 다이노스 제공 / 아래 - 신재영(왼쪽)과 임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