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24)은 올 시즌 1루수에서 우익수로 포지션을 바꾸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그의 외야수 변신은 관심사였다. 시범경기가 시작되자 그의 수비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우익수 자리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데, 시범경기 타율은 0.077로 타격 페이스는 더딘 편이다.
구자욱은 지난 16일 LG전에서 한 이닝에 두 차례나 보살을 기록했다. 짧은 파울 플라이를 잡아서 2루에서 3루로 뛰던 주자(채은성)를 아웃시켰고, 우전 안타 타구를 잡아 2루에서 홈으로 뛴 주자(문선재)를 태그 아웃시켰다.
구자욱은 17일 "시범경기라 상대 팀이 여유 없는 상황에서도 돌린 것이라고 본다. 운 좋게 아웃시켰다. 연습 때는 잘 안 됐는데 실전에서 송구가 정확하게 간 것은 좋은 일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으론 자신의 외야 수비에 과잉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는 마음도 내비쳤다. 그는 '수비 질문을 많이 받아 어떤가'라는 물음에 "외야수에게 외야 수비를 자꾸 물어보면... 조금 껄끄럽기도 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한 번 쉬어줄 타이밍인데 외야 타구 판단 실수를 줄이기 위해 계속 우익수로 출장시키고 있다. (두 차례 호수비로) 자신감이 올라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4경기 연속 선발 출장. 아직 타구 판단에 있어서 감독의 눈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는 모양이다.
구자욱은 16~17일 LG와 시범경기가 끝난 후 특타를 빼먹지 않았다. 김한수 감독이 옆에서 일대일로 붙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0.364(22타수 8안타)를 기록했던 구자욱은 시범경기 들어와 타율이 0.077(13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범경기에서 구자욱은 2015시즌 타율 0.293(41타수 12안타), 2016시즌 타율 0.346(52타수 18안타)를 기록했다. 올해는 조금 페이스가 늦다.
구자욱은 "지금 안 맞는 게 차라리 낫다고 본다. 타격은 매일 잘 할 수는 없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래프가 있지 않은가. 20타수 무안타를 칠 수도 있다. 지금이 그 시점이라고 본다. 공을 잘 보면서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수 감독이 옆에 있다는 것이 든든하다. 김 감독은 타격코치 시절부터 구자욱을 맨투맨으로 지도했다. 연장선상에서 감독이 된 이후에도 구자욱은 개인 지도를 하고 있다. 구자욱은 "감독님이 옆에서 조언을 많이 해 주신다. 타격폼에 대해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알려주고, 세세하게 짚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올 시즌 새롭게 만나는 투수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부상을 안 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