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사고로 발목이 잡힌 강정호(30·피츠버그)가 팀의 개막 3루수로 나설 확률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예상보다 빨리 복귀해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길어지는 파문 탓에 팀 내 입지도 휘청이는 양상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7일(한국시간) 피츠버그의 올 시즌 25인 로스터 예상의 업데이트판을 내놨다.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켰지만, 담당기자인 아담 베리는 단 하나의 포지션에서 변화가 있다고 밝혔다. 아쉽게도 그 자리는 강정호의 3루였다. 베리는 데이빗 프리즈가 개막 주전 3루수로 나설 것이라 정정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강정호가 아직도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사고를 냈다.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준 가운데 법원은 검찰의 1500만 원 벌금 약식기소 구형을 물리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는 강정호의 취업비자 취득에 결정적 걸림돌이다. 결국 항소를 택한 강정호는 아직도 한국에 머물고 있다.
MLB.com은 “강정호가 개막전에 맞춰 준비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강정호는 여전히 한국에 있고, 비자 취득을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강정호는 아직 실전 투구를 상대하지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그가 언제 도착하든지, 그는 경기 감각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설사 강정호의 취업비자가 극적으로 발급돼 스프링캠프 막판에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개막전 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발이 묶인 강정호는 현재 한국에서 개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몸 상태는 괜찮다고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겨우 내내 MLB 투수들의 빠른 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실전 감각은 바닥이다.
이에 강정호가 팀에 합류해도 당분간은 마이너리그에서 조율 단계를 거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산은 더 있다. 아직 MLB 사무국과 구단의 징계가 결정되지 않았다. 또한 스스로 알코올 재활 클리닉 참가 의사도 밝혔다. 때문에 자칫 전반기를 통째로 날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피츠버그는 최근 이런 최악의 경우까지 염두에 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야 유틸리티 선수 옥석 가리기에 열중이다.
한편 MLB.com은 주전 라인업으로 프란시스코 서벨리(포수), 조시 벨(1루수), 조시 해리슨(2루수), 조디 머서(유격수), 데이빗 프리즈(3루수), 그레고리 폴랑코, 스탈링 마르테, 앤드루 매커친(이상 외야수)을 주전으로 예상했다. 전후사정을 감안하면 이 예상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관심을 모으는 야수 백업으로는 크리스 스튜어트, 존 제이소, 아담 프레이저, 앨런 핸슨, 필 고셀린을 지목했다.
선발로는 게릿 콜, 제임슨 타이욘, 이반 노바, 채드 컬, 드루 허치슨이 예상됐다. 불펜투수로는 토니 왓슨, 다니엘 헛슨, 펠리페 리베로, 후안 니카시오, 안토니오 바스타도, 제러드 휴즈, 웨이드 르블랑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예상은 예상인 만큼 남은 시범경기 성적에 따라 실제 개막 25인 로스터는 적잖이 변할 수 있다. 특히 야수 백업과 불펜 1~2자리에서 격전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