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때부터 하루도 안 쉬었다".
지옥훈련으로 유명한 한화 스프링캠프. 김성근 감독도 인정한 악바리가 바로 외야수 김원석(28)이다. 김 감독은 "김원석은 캠프 때부터 하루도 안 쉬고 훈련할 만큼 몸이 튼튼하다. 스스로 이것저것 먼저 물어볼 정도로 적극적이다"며 남다른 승부 근성을 인정했다.
김원석은 "캠프에서 운동이 아무리 힘들어도 1군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 캠프에서 감독·코치님들께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2군에 있더라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맨손으로 가서 양손 가득히는 아니더라도 한손에 뭐라도 쥐고 오자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가 훈련 중독자가 된 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2012년 7라운드 전체 60순위로 한화에 지명될 당시 투수였던 김원석은 프로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2013년 방출됐다. 그 뒤 안산에서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을 거쳐 2015년부터 다시 한화에 왔다. 투수가 아닌 야수로 포지션을 바꿔 친정팀으로 돌아온 것이다.
김원석은 "기본 베이스로 하루도 안 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한 번 나갔다 오면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학창 시절부터 야구만 해오다 본의 아니게 중간에 운동을 그만 두게 됐다. 군대 가서 새벽에 근무 2시간 동안 서있으면서 머리에는 야구 생각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그 노력이 시범경기에서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지난 14일 대전 LG전에서 1회 첫 타석에 데이비드 허프 상대로 선두타자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고, 16일 대전 넥센전에도 6회 쐐기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3경기에서 벌써 홈런 2개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높였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캠프,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작년에는 프로에 와서 처음 캠프를 가봤다. 나 혼자만의 욕심과 부담을 갖고 '잘해야 한다, 무언가 보여줘야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무조건 강하게, 세게, 전력으로 했지만 올해는 욕심을 버리고, 부담감을 내려놓았다"는 것이 김원석의 말이다.
나카시마 테루시 한화 타격코치는 캠프 때부터 신성현과 함께 김원석을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으며 집중 지도하고 있다. 김원석은 "나카시마 코치님께서 편하게 해주신다. 경직되지 말라는 말씀을 자주 한다. 왼손이 리드하며 오른손으로 뻗어줘야 방망이가 한 번에 잘 나온다는 주문을 받는다. 아직 내 것이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아 이것저것 다 듣고 시도한다"고 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외야 수비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그는 "어려운 타구도 잡을 수 있는 선수가 좋은 선수다. 코치님들께서는 '이전까지 모난 돌이었다면 그래도 지금은 모서리가 조금 깎였다'는 표현을 하신다. 더 깎아야 할 것 같다"며 남은 시범경기에서 더 분발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