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2년의 공백을 딛고 다시 뛰는 류현진(30·LA 다저스)이 시범경기에서 순항하고 있다. 건강과 여전한 변화구 위력을 과시하며 선발 재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 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두 번째 실전 점검을 마쳤다. 성적은 좋았다. 3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53개였다. 이번 시범경기 들어 5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1회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맞아 실점한 부분은 아쉬웠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이날 컵스가 주전 타자들을 내보내지 않았고 수비진의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지만 류현진이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한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투구에 별다른 위화감이 없었다. 힘차게 던졌다. 여기에 변화구 위력은 건재했다. 4개의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지난해 7월 MLB 무대에 복귀한 류현진의 평균 구속은 80마일대 후반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12일 LA 에인절스와의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최고 91마일(146㎞)을 기록한 것에 이어 이날도 구속은 전반적으로 안정됐다. 몸 상태가 괜찮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신있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변화구도 좋았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패스트볼과의 구속차를 유지하며 잘 떨어졌다. 슬라이더와 각이 큰 커브도 섞어 던졌다. 여러 가지를 시험하는 듯한 내용이었다. 현지 중계진도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비교적 잘 구사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아쉬운 점은 제구였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말을 듣지는 않은 날이었다. 패스트볼이 높은 쪽으로 날리는 경향이 있었고, 변화구가 가운데 몰려 1회 2루타와 적시타를 허용했다. 다만 제구는 실전감각이 올라갈수록 계속 나아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일단 지금 상태에서 중요한 것은 건강인데, 류현진은 건강을 찾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투구수와 이닝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성적도 나쁘지 않다. 경쟁자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류현진을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서 볼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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