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삼성)이 자신을 둘러싼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놓았다.
올해부터 1루수에서 우익수로 포지션을 바꾼 구자욱은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명품 수비를 연출했다.
선발 재크 페트릭은 2회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구자욱은 강승호의 타구를 잡은 뒤 빨랫줄 송구로 3루로 태그업한 2루 주자 채은성을 아웃시켰다. 곧이어 유강남의 우전 안타 때 정확한 송구를 선보이며 홈으로 쇄도하던 문선재를 잡아냈다. 자칫 하면 대량 실점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두 차례 명품 수비를 연출하며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날 삼성은 LG와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구자욱의 명품 수비가 없었다면 초반 흐름을 내줬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일까. 경기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난 김한수 감독은 구자욱의 명품 수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자욱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은 좋은 수비를 선보였다. 위기 상황에서 호수비를 연출하면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어 김한수 감독은 "구자욱은 어깨가 나쁜 게 아니다. 1루 수비에 대한 부담이 컸을 뿐이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가진 구자욱이 외야에서 자신있게 하면 더욱 돋보일 것"이라면서 "타구 판단 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한수 감독은 "선수 본인에게도 자신가을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구자욱의 방망이는 아직 달아오르지 않았다. 16일까지 타율 1할(10타수 1안타)로 이름 석 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중이다. 구자욱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특타 훈련을 소화하는 등 타격감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자욱의 타격감 걱정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과도 같다. 김한수 감독은 "방망이야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좋아질 것"이라며 "훈련 기간 중 페이스를 끌어 올려 시즌을 준비하면 된다"고 한결같은 믿음을 보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