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홈런 타구가 누군가에게는 평생 기억될 짜릿함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따라다닐 아픔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공화국의 WBC 본선 2라운드 F조 경기가 열린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 푸에르토리코는 1-0으로 앞선 2회 넬슨 크루스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에디 로사리오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데 이어 6회 야디어 몰리나의 좌월 솔로포로 쐐기를 박아 3-1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이날 펫코파크 좌측 외야 관중석이 소란스러워졌다. 진기한 광경이 펼쳐 탓이었다. 2회 크루스의 홈런 타구와 6회 몰리나의 홈런 타구를 모두 한 사람이 잡았기 때문이다. 수차례 직관을 다니는 사람들도 한 번 잡기 힘든 홈런볼을 두 번이나 잡은 것.
이러한 행운은 드물지만 종종 있었다. 지난 2014년 애리조나와 LA 다저스의 경기, 한 애리조나 팬은 3회 야시엘 푸이그의 투런 홈런볼과 4회 크리스 오윙스의 홈런볼을 모두 손에 쥐었다. 이 남성은 푸이그의 홈런볼을 경기장으로 다시 던져 두 개를 모두 챙기지는 못했다.
이번 WBC는 유독 홈런에 얽힌 해프닝이 잦다. 역시 15일 네덜란드와 쿠바의 본선 2라운드 E조 경기가 열린 일본 도쿄돔. 네덜란드가 7-0으로 앞선 상황에서 유렌델 디캐스터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때려냈다. 경기는 네덜란드가 14-1 8회 콜드게임승으로 가져가며 쿠바의 결승라운드행 티켓을 앗아갔다.
이날 네덜란드가 앗아간 것은 쿠바의 희망만이 아니다. 디캐스터의 홈런 타구는 한 남성의 사타구니를 정확히 강타했다. 타구가 영 좋지 않은 곳을 스친 것. 미 매체 ‘뉴욕 데일리 뉴스’는 “홈런 타구에 급소를 가격당한 이 남성은 급소를 움켜쥔 채 이곳저곳으로 비틀대다 결국 쓰러졌다”라고 전했다. 이 남성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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