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한승혁 157km 던져도 소방수는 임창용"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3.16 07: 03

"소방수요? 임창용 있잖아요".
KIA 우완투수 한승혁(26)이 시범경기 초반부터 스피드 파란을 일으켰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시속 154km짜리 공을 던지더니 시범경기 첫날 전광판 기준으로 157km 직구를 던졌다. 구속은 물론 제구력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 이러다간 KIA 소방수가 한승혁으로 바뀌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지난 15일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승혁이가 157km 볼을 던져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만큼 볼이 좋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언론들이 소방수 경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우리 소방수는 임창용이다. 임창용이 있는데 어떻게 소방수가 바뀌겠는가"라며 선을 그었다.  

여전히 임창용이 부동의 소방수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감독은 임창용이 최고령(41살) 소방수이지만 올해도 뒷문을 굳건히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7년부터 소방수 업무를 수행한 풍부한 경험,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을 믿는다. 작년에는7월부터 참가했지만 올해는 전지훈련까지 소화하며 정상 가동해 30세이브까지 도전한다. 
물론 김 감독은 임창용을 재신임을 했지만 한승혁의 레벨업도 분명히 주목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한승혁에게 MVP격인 감독상을 주었다. 확실히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볼이 좋아져 불펜의 한 축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2년째 추구해온 간결한 투구폼이 자리잡고 리듬있는 투구를 찾아 전지훈련 4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시범경기 첫 날부터 157km짜리 볼까지 뿌렸다.  
전력이 강하된 KIA의 약점은 불펜이다. 선발진을 이어 7회와 8회를 막아주는 필승조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심동섭 한승혁이 필승조의 좌우 에이스였지만 작년까지는 제구력과 기복이 심해 안심 카드는 아니었다. 그러나 안정감과 구속이 늘어난 한승혁이 필승조에서 7회 또는 8회를 막아준다면 KIA의 후반야구도 해볼만하다.
한승혁의 다른 효과도 있다. 한승혁의 부상은 임창용을 긴장시킬 수 있다.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 소방수이지만 젊은 한승혁의 구속을 보면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임창용도 야쿠르트시절 160km짜리 볼을 던진 바 있다. 좌완 심동섭까지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이래저래 한승혁이 시범경기 초반부터 KIA 마운드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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