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타 출발’ 워스-번즈, 공격 물음표 지울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16 07: 04

중앙 내야수(2루수·유격수)라는 공통점이 있는 대니 워스(32·SK)와 앤디 번즈(27·롯데)가 무안타라는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시범경기를 출발했다. 여전히 불안한 시선이 있는 가운데 개막에 맞춰 100% 방망이 상태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사다.
워스와 번즈는 14일과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2연전에서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했다. 번즈는 6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워스는 더 심각했다. 8번의 타석에서 단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음은 물론 4번의 삼진도 당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 그것도 첫 2연전 성적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타격에 대한 의문부호가 좀 더 이어질 것은 어쩔 수 없다.
두 선수는 주로 ‘공격’이 우선시되는 KBO 리그 외국인 타자 선발 구도에서 ‘수비’를 보고 뽑은 선수들이다. 롯데는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의 이탈, 그리고 취약점이 있는 내야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 번즈를 영입했다. 지난해도 유격수 포지션에 외국인 카드(헥터 고메즈)를 쓴 SK는 올해도 중앙 내야가 주 포지션인 워스를 영입해 또 한 번의 숙제 풀이에 들어간다.

MLB 경력이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미국에서 수비력은 나름대로 인정을 받았다. 2루와 유격수, 3루를 두루 보며 경험을 쌓았다. 두 구단 역시 선수들의 수비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는 눈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수비는 괜찮다. 발도 빨라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2루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스턴 시절 워스를 지켜봤던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수비가 안정되어 있고 영리한 선수”라며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이기에 어느 정도 공격력은 받쳐줘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두 선수가 구단이 원하는 최소 기대치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수비가 우선인 포지션이지만 구단들은 이들이 타선 폭발력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 정도 몸값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지만, 타고투저의 흐름이 극심한 KBO 리그다.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공격력이 평균 이하로 떨어진다면 본전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번즈는 기본적으로 장타력은 부족한 선수다. 구단에서는 펀치력도 은근히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미국에서도 타격 성적은 그렇게 눈에 들어오는 수준이 아니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번즈의 타격을 지켜본 해설위원들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주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약점이 있어 보인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결론적으로 홈런보다는 도루 개수가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워스 또한 마이너리그에서는 좋은 출루율을 선보였으나 역시 화려한 공격력을 뽐내는 유형은 아니다. 일발장타만 놓고 보면 오히려 지난해 뛰었던 고메즈가 낫다는 것은 구단 관계자들도 인정한다. 한편으로는 플로리다 1차 캠프 때부터 오른 어깨가 좋지 않아 아직도 수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불안요소다. 던지는 팔이기 때문에 민감한 것도 사실. 두 선수가 이런 세간의 우려를 깨끗하게 지워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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