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투수 한승혁(24)이 시범경기 초반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승혁은 지난 2011년 1라운드(전체 8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부터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군 진입이 순조롭지 않았다. 지난 2015시즌에는 49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5.46으로 가능성을 남겼다. 하지만 기복이 있었다. 2년 간 옆구리, 팔꿈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36경기 출전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4.86.
그러나 한승혁은 해외 전지훈려에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른 시점에 최고 154km의 공을 던졌다. 무엇보다 평가전 4경기에서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활약하며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선 1이닝 1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했다. 최고 156km(전광판 157km)의 공을 뿌렸다.
한승혁은 단숨에 화제의 중심이 됐다. 15일 두산전에 앞서 만난 한승혁은 “힘이 평소보다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일본에서 던졌던 것보다 세게 던지다 보니 스피드가 많이 나온 것 같다”라면서 “나도 놀랐다. 처음에만 구속을 봤는데 힘이 들어 갈까봐 이후에는 안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승혁은 직구만 14개를 던졌다. 평균 구속이 153km였다. 그는 “타자들이 타이밍을 못 따라오는 것 같아서 직구만 던졌다”라고 했다.
정규 시즌을 앞두고 부상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아울러 안정된 제구와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한승혁은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항상 제구력을 생각하고 있다. 피칭 쪽에선 작년 후반기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하려고 했다. 또 팔 동작을 짧게 하려고 하다 보니 (제구가)잡힌 것 같다. 예전에 비해 좋아진 것 같다. 계속 신경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벌써 156km의 패스트볼을 던질 정도로 페이스가 빠르다. 하지만 한승혁은 “특별하게 오버해서 던지는 건 아니다. 오버페이스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보다 구속이 많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KIA는 올해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한승혁은 “저도, 팀도 중요한 시즌이다. 잘 해서 팀이 잘 되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마무리 투수를 할 기회가 생기면 욕심도 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7년 차가 된 만큼 깨달은 점도 있다. 한승혁은 “예전에는 그냥 열심히만 했는데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를 잘 조절해서 풀타임을 뛰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구속이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더 이상은 안 오를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층 성숙해진 한승혁이 풀타임 필승조 활약을 정조준하고 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