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지금은 컨디션이 떨어졌다. 더 좋아질 수 있다.”
시범경기가 진행되는 현재, 롯데 자이언츠 투수진 중에서 가장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는 선수는 김원중이다. 김원중은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더니 캠프부터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 15일 시범경기 사직 SK전은 김원중의 겨우내 발전상을 확인할 수 있던 등판이었다.
김원중은 3이닝 29구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40km 중반의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으로 꽂히고 있다. 자신감이 붙자 타자들과의 승부도 손쉽게 펼쳤다. 일단 자신감으로 승부를 피하지 않았고, 속전속결로 결과가 나왔다. 모두 긍정적이었다.
경기 후 김원중은 “일단 패스트볼의 로케이션이 좋았던 것 같다”고 이날 등판을 평가했다. 그리고 “몸 상태가 더 올라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해보다는 변화구의 각도 예리해지고 있는 것 같다. 던지다 보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호평을 받고 있고 컨디션이 좋은 상황이지만,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여지를 스스로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공 스피드도 마찬가지이고 공 끝도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스프링캠프 때를 100%로 생각한다면, 지금은 오히려 80% 정도의 컨디션인 것 같다. 지금은 페이스가 떨어진 것이다”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오버 페이스’라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정작 본인이 느끼는 몸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년과는 달리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온 것은 김원중 스스로가 의도한 부분이다. 그는 “지난해는 부상도 있고 해서 몸을 늦게 만들었다. 작년에는 잘 안됐다. 그래서 올해는 지난해와 반대로 페이스를 끝까지 올리고 유지를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현재는 투구 이후에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 운동을 하며 의도적으로 빠른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고, 개막에 맞춰 컨디션 관리를 하고 있다.
투구폼을 미세하게 교정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온전히 공에 힘을 집중시키는 방법을 찾은 것이기도 했다. 김원중은 지난해지만 하더라도 투구시 스트라이드 동작에서 발을 내딛을 때, 왼 다리가 오른쪽으로 향했다. 몸의 방향과는 크로스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은 왼발의 방향을 몸과 일직선으로 만들었다. 김원중은 “발은 내딛을 때 크로스로 내딛었는데 지금은 일직선으로 향한다. 크로스 상태에서는 힘이 분산됐다”면서 “불필요한 힘을 줄이고 발을 투구 방향으로 설정하면서 공에 더 많은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며 미세한 투구폼 교정의 효과를 전했다.
조원우 감독은 김원중이 올해는 1군에서 한 자리를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선발진 진입이면 더할나위 없다. 김원중 역시 “당연히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욕심이 있다”며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직 스태미너와 경기 운영 능력 등은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김원중은 “이닝은 조금씩 늘려나간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일단은 내가 부딪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쟁과 도전을 꿋꿋이 이겨나가겠다는 자신감과 각오를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