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9년차다. 이젠 인정을 받고 싶다".
LG 내야수 오지환(27)은 올해로 벌써 9년차가 됐다. 지난 200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최고 유망주 수식어를 달고 성장해온 그는 이제 당당히 최고의 자리를 바라본다. 올 시즌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목표로 야심 차게 준비한다.
오지환은 시범경기부터 2번타자로 테이블세터에 위치했다. 지난해 주로 6번타자로 나섰지만 양상문 감독은 '강한 2번타자'를 위해 오지환을 전진 배치했다. 양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오지환을 2번으로 시험해 보려 한다. 오지환이 2번에 가면 제일 좋다"고 말했다.
기대대로 오지환은 한화와 시범경기 개막 2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14일 경기에서 2루타 포함 3타수 1안타, 15일 경기에선 1회와 2회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시범경기이지만 출발이 좋다. 오지환의 자신감도 커져간다.
오지환은 "앞에 1번타자 (김)용의형이 잘 쳐주고 있어 편한 것 같다. 2번은 번트 같은 작전수행능력도 갖춰야 하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감독님께서 강공 사인을 많이 내신다. 왼손 타자인 만큼 당겨서 치면 1·3루의 찬스를 연결할 수 있다. 용의형이 있어 여러모로 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5일 한화전에서 오지환은 1회와 2회 모두 초구를 받아쳐 적시타로 연결했다. 두 타석 전부 1번 김용의가 앞에서 출루한 뒤 이어진 득점권 찬스. 오지환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려 한다. 용의형이 나가면 볼 배합을 생각하기 좋다"고 말했다. 1번 김용의-2번 오지환 테이블세터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오지환은 올 시즌 더 큰 목표를 꿈꾼다. 바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지난해 타율 2할8푼 20홈런 78타점으로 유격수 최고 WAR(4.58)을 찍으며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49표를 얻어 김재호(두산·197표), 김하성(넥센·95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세부 성적으로 보면 뒤질 게 없었기에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그는 "올해는 진짜 골든글러브를 타고 싶다. 욕심이 난다. 좋은 유격수들이 많지만 '경기장 안에선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한다. 올해로 9년차가 됐는데 이제는 인정받고 싶다. 그럴 때가 됐다"며 "시범경기 2경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전체 팀 분위기도 좋다. 정성훈·박용택 선배님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준 덕분에 후배들도 열심히 하게 된다"고 자신했다.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할 오지환에겐 올 시즌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골든글러브를 목표로 명실상부 최고 유격수 자리에 도전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