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한국영화 천만시대? 허리가 필요해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3.16 07: 41

 “한국 영화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 없다.”(천우희)
“목표가 ‘천만’은 많지만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김남길)
지난 7일, 영화 ‘어느 날’(감독 이윤기, 4월 개봉)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주연배우 천우희와 김남길이 전한 말이다. 어찌 두 배우만의 고민이라 하겠는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이 공감했을 말이다.

비슷한 소재와 장르의 영화가 유행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이 현상은 계속해서 지적돼오고 있다. 뻔한 전개는 동시에 모험을 하지 않아 안정성을 담보로 한다. 안전한 대중성 확보, 즉 흥행을 위한 길이라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한국 영화 시장은 지난 10년 사이만 보더라도 눈부신 양적 성장을 거뒀다. 영진위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관객수는 2억 1702만 6184명. 총 매출액은 1조 7431억 9444만 6370원, 총 개봉편수는 1,573편이다. 지난 2006년 전체 관객수 1억 4425만 6035명, 총 매출액 8924억 4213만 8000원, 총 개봉편수 351편에 비교하면 10년 사이 2배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다양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 있다. 한국 개봉작은 10년 사이 110편(2006)에서 337편(2016)으로 3배 많아졌지만, 여전히 다양성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다양성 영화 중 많은 관객들을 만난 작품 10편을 살펴보자. ‘싱 스트리트’(56만 790명), ‘나의 소녀시대’(40만 9537명), ‘캐롤’(31만 9357명), ‘드림쏭’(23만 4387명), ‘아이 엠 어 히어로’(21만 2599명), ‘무현, 두 도시 이야기’(19만 2668명), ‘글로리데이’(18만 9221명), ‘노트북’(18만 2633명), ‘매직 브러시’(17만 2370명), ‘빅’(16만 1196명)이 차례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한국 영화는 두 편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성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나마 걸려 있는 극장에도 접근하기 어려운 이른 시간이나 아주 늦은 시간대에 극장에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영화는 산업이고 상업적인 측면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영화팬들로부터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새겨들어야 할 점이다.
모두 머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허리가 튼튼해야 곧게 설 수 있다. 잘 만들어진 영화는 결국 사랑을 받게 된다. 고민 없이 사랑을 얻으려는 시도가 아쉬울 따름이다. 김남길과 천우희의 애정 어린 소신 한 마디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 besodam@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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