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시범경기 첫 날부터 불펜 난조로 진담을 뺐다.
LG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9-9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6회초까지 8-1로 넉넉하게 앞서갔지만, 6회 이후에만 대거 8실점하며 한화의 추격에 진땀을 뺀 경기였다.
선발로 나선 데이비드 허프는 에이스답게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4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1회 김원석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았지만 그 이후 실점 없이 4회까지 책임졌다. 총 투구수 55개 중 스트라이크가 42개로 비율이 76.4%에 달했다. 최고 구속 147km.
허프에 이어 올라온 5선발 후보 임찬규도 1이닝을 공 8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그러나 8-1로 크게 리드를 잡은 6회 불펜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이후 마운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인 고우석이 김원석에게 볼넷, 강경학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하주석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폭투로 첫 실점한 고우석은 이성열에게 1루 땅볼로 2실점을 내줬지만 윌린 로사리오와 김회성을 삼진 처리하며 대량 실점을 모면했다.
그러나 7회 불펜이 또 위기를 자초했다. 좌완 윤지웅이 1사 후 허도환에게 좌측 2루타, 박준혁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중견수 이형종의 실책으로 실점한 것이다. 계속된 2사 2루에선 강경학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스코어가 8-5로 좁혀지자 LG 양상문 감독은 필승조 투수 정찬헌을 투입했다.
그러나 정찬헌마저 최윤석에게 우측 빗맞은 안타, 로사리오에게 내야 시프트를 뚫은 중전 안타로 추가 2실점하며 8-7까지 추격 당했다. 1루 대주자 이동훈에게 2루 도루를 내주며 2사 2·3루 역전 위기에 내몰렸지만 김회성을 헛스윙 삼진 잡고 가까스로 이닝을 끝냈다. 7회에만 4실점.
8회에도 정찬헌은 신성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박준혁의 느린 땅볼 타구를 1루수 서상우가 포구 실책을 범해 1사 1·2루로 다시 동점·역전 주자까지 나갔다. 이에 양상문 감독은 또 다른 필승조 투수 김지용을 투입했다. 김지용은 김원석을 헛스윙 삼진, 강경학을 2루 뜬공 처리하며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9회초 최재원의 1타점으로 2점 리드를 잡은 가운데 김지용은 9회말 2사 2,3루로 동점 위기에 몰렸다. 결국 신성현에게 좌익수 키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맞아 9-9 동점을 허용했고, 시범경기 개막전 승리가 날아갔다. 마무리 임정우의 개막전 합류가 어려운 LG로선 불펜 안정이 시범경기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