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데뷔, 메이저리그 11년차 거물 투수의 소문은 틀리지 않았다.
한화 우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가 KBO리그 공식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1회 경기 초반 잠깐 흔들렸을 뿐, 2~3회 연속 삼자범퇴로 안정감을 보였다.
비야누에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등판, 3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상 무난한 투구인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메이저리거 위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1회 시작은 조금 불안했다. LG 1번 김용의와 6구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내준 비야누에바는 오지환에게 커브를 공략 당해 중견수 키 넘어 펜스를 맞는 2루타를 허용했다. 시작부터 연속 안타로 무사 2·3루 위기에 몰린 비야누에바는 박용택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첫 실점 이후 비야누에바는 안정감을 찾았다. 계속된 1사 2루 위기에서 히메네스를 1루 내야뜬공 처리했고, 채은성의 투수 정면으로 오는 날카로운 땅볼 타구를 침참하게 처리했다. 추가 실점하지 않고 27개 공으로 첫 이닝을 끝마쳤다.
2회부터 메이저리거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회 이병규를 낮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정성훈을 느린 커브로 헛스윙과 파울을 뺏어내더니 바깥쪽 꽉 차는 직구로 루킹 삼진 요리했다. 이어 유강남에겐 바깥쪽 빠지는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2회를 KKK 탈삼진쇼로 장식했다.
3회 역시 손주인을 유격수 내야 뜬공, 김용의를 1루 땅볼, 오지환을 2루 땅볼로 가볍게 삼자범퇴 요리했다. 3이닝 동안 총 투구수는 56개로 스트라이크 37개, 볼 19개. 컨트롤 투수답게 사사구가 하나도 없었고, 공격적인 투구로 범타를 유도해냈다.
이날 비야누에바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 대부분 140km대 초반으로 빠르지 않았지만 변화구로 강약 조절하며 재미를 봤다. 직구(31개) 외에도 슬라이더(11개) 커브(9개) 체인지업(5개)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불리한 카운트에도 변화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제구력이 돋보였다.
좌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 우타자에겐 슬라이더가 잘 먹혀들었다. 좌우 코너워크가 살아나며 LG 타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에서 첫 실전으로 마운드, 공인구, 스트라이크존, 타자 성향 등 적응해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