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규정 때문에 멕시코가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멕시코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에스타디오 차로스 데 할리스코 스타디움에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 베네수엘전에서 11-9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사무국의 유권 해석으로 타이 브레이커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애초 WBC 규정과는 다른 해석이라 많은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제 4회 WBC 규정은 타이 브레이커 진출 팀을 가리는 이닝 당 최소 실점에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거나 진행되지 않은 이닝도 포함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규정을 그렇게 해석한다면 멕시코가 9회말 노아웃서 끝내기 패배를 당한 이탈리아전서 9이닝 10실점을 기록한 것으로 최소실점을 계산해야 한다. 실제로 방송국이나 기자들도 경기 종료 직후 멕시코가 타이 브레이커에 진출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WBC 사무국은 순수한 수비 이닝당 실점률이라고 규정을 해석해 멕시코 대신 베네수엘라가 타이 브레이커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사무국의 결정에 멕시코는 정식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멕시코의 주포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자신들은 경기 전 베네수엘라를 2점 차로 이기면 다음 날 타이 브레이커 경기를 가진다고 들었다"라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실제로 멕시코는 8회 공격에서 무사 1, 2루 상황에서 번트 대신 강공을 시도해 득점에 실패했다. 만약 더 큰 점수 차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으면 공격에서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러 베네수엘라에게 점수를 내주고 연장으로 끌고 가 연장전에서 대량 득점을 노리는 최후의 작전을 구사할 수도 있었다.
멕시코의 에드가 곤살레스 감독도 규정대로 이탈리아전 9회말 수비 이닝도 최소 실점률 계산에 들어가야 한다고 사무국에 항의했다. 멕시코 대표팀의 단장 역시 사무국에 최소 실점 규칙에서 1이닝에 대한 정의를 분명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진출팀은 다시 바뀌지 않았다. 멕시코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사무국은 정식 토론 끝에 타이 브레이커에 진출하는 팀은 멕시코가 아닌 베네수엘라라고 최종 발표했다. 베네수엘라와 이탈리아는 14일 단판 승부를 통해 2라운드 진출 팀을 가린다. /mcadoo@osen.co.kr
[사진] (위) 경기 중 항의하는 멕시코 곤살레스 감독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래) 경기 직후 애드리안 곤살레스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