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46km' 돌아온 류현진의 '3월 즈음에'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13 06: 00

또 하루 가까워온다. 머물러 있는 복귀인줄 알았는데 말이다.
류현진(30·LA 다저스)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치러진 ‘2017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지난해 7월 8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선발등판한 이후 247일만의 복귀. 류현진은 2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수는 26개.
주목할 점은 구속이다. 미 'LA타임스' 앤디 매컬러프 기자는 류현진의 등판을 보고 “스카우트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속은 88~91마일(약 140km~146km)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는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징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류현진은 빠른 구속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의 투수가 아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구속은 뒷받침 돼야 한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 2016년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90마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속으로 집중포화 당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던 2013~2014시즌, 약 92~94(약 147km~151km)마일 정도의 속구 구속을 기록했다. 이번 복귀전의 구속은 그때에 비하면 확연히 떨어진다. 하지만 이는 약간의 착시가 있는 기록이다. 이때의 류현진은 건강했으며, 한창 시즌을 치르며 구속을 끌어올린 상태였다. ‘전성기 시절의 3월’ 류현진과 이번 복귀전의 모습을 비교하는 건 착시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2013년 초, 류현진은 현지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때도 공격 대상은 구속이었다. 류현진은 2013년 3월 7일까지 시범경기에 세 차례 등판했었다.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본 ESPN 칼럼니스트 키스 로는 “그의 속구는 평균 이하다. 실망이다”라고 혹평했다. 이어 그는 “류현진의 속구 구속은 87~89마일(140~143km)을 형성했고, 90마일(145km) 이상을 넘지 못했다. 움직임도 눈에 띄지 않았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2013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92이닝을 소화하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가장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바꿔 말하면, 커리어 하이 시즌 때조차 3월 구속은 140km 초중반대에 그쳤다는 뜻이다. 이번 복귀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2014시즌에도 시범경기 구속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개막에 가까워질수록 야금야금 빨라졌다. 결국 류현진의 남은 과제는 ‘통증 없이 구속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류현진이 투구 직후 건강을 자신하는 멘트를 남겼다는 부분이다. 류현진은 “구속은 신경 쓰는 부분은 아니다. 제구력이나 다른 부분에 더 신경을 썼다”고 밝힌 뒤 “지금의 건강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통증 없는 빠른 공. 단순하지만 어려운 과제 한 가지만 해결된다면 류현진의 ‘괴물 시즌2’는 순조롭게 크랭크인에 들어갈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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