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집 같은 느낌이다".
한화는 올해 외인선수 3인방이 모두 도미니카공화국 출신들이다. 재계약에 성공한 2년차 거포 윌린 로사리오(28)를 중심으로 '선발 원투펀치' 알렉시 오간도(34)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 도미니칸 3인방을 구축했다. 올해 KBO리그에 뛰는 도미니칸 선수 6명 중 절반이 한화 소속으로 뭉치게 된 것이다.
먼저 한국 땅을 밟은 로사리오의 중개인 역할을 했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 모두 한화와 계약하기 전 로사리오에게 문의했고, 그의 말을 듣고서 최종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나이는 오간도·비야누에바보다 6살 어리지만 한국에 먼저 온 선배로 적응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KBO리그 2년차가 된 로사리오는 입맛도 한국인 다됐다. 그의 통역을 맡고 있는 김지환씨는 "로사리오가 작년에는 김치를 입에도 대지 않았는데 요즘은 잘 먹는다. 갈비탕 이후로 김치의 맛을 알게 된 것 같다. 매운 떡볶이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2년차 시즌을 앞두고 준비하고 있는 로사리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2년차 시즌이 이제 곧 시작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100% 몸 상태로 끌어올려 시즌을 맞이할 것이다. 아마 올해는 상대 투수들이 약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파고들 것이다. 변화구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깊게 연구하려 하진 않는다. 지나치게 스트레스받고 싶진 않다.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다할 것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좋은 느낌을 이어가려 한다."
- 도미니칸 3인방이 한화에 모였는데 느낌이 어떤가.
"우린 매일 모국어(스페인어) 대화를 나눈다. 고향 집 같은 느낌이라 조금 더 편하다. 오간도·비야누에바 모두 같은 나라일 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들이다. 두 선수 모두 한국은 처음이기 때문에 리그의 특성, 문화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 두 선수에게 정확히 어떤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나.
"야구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는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를 오랫동안 경험한 선수들이라 (야구적으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리그 자체가 조금 더 터프하고, 좋은 타자들이 많다는 것만 알려줬다. 또 작년에는 비 때문에 취소된 경기가 많았다.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하고, 원정 이동시 버스로 4~5시간 이동할 때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 한화 외인 3인방 덕에 국내 야구팬들도 도미니카공화국에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말을 듣게 돼 기쁘다(웃음).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일본·대만·멕시코 등 어디에서든 도미니칸 선수들이 있다. 작은 나라이지만 야구가 항상 최고 국민 스포츠이고, 그만큼 많은 선수들이 여러 나라에서 뛰고 있다. 어느 나라에 가도 도미니칸 선수들이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 어릴 적부터 야구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을 것 같다.
"어머니가 소프트볼 선수였고, 삼촌도 야구를 했다. 2~3살 아기 때부터 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했고, 6살이 됐을 때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가족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자연스럽게 야구에 관심을 가지며 즐기게 됐다. (시범경기 시작에 맞춰) 친아버지가 들어온다.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사촌형은 4월에 들어온다.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어 큰 힘이 된다."
- 도미니카공화국 소속으로 WBC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나.
"물론 있다. 개인적으로 WBC에 참가하고 싶지만, 도미니카공화국에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내가 뛰지 못해 아쉽지만 언젠가 올해 WBC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이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 나도 언젠가는 WBC에 나가고 싶다. "
-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올해 기대치가 더 올랐다.
"개인적인 목표는 설정하고 싶지 않다. 가령 30홈런을 목표로 한다고 치자. 시즌이 끝난 뒤 30홈런을 치지 못했을 때 좌절감, 실망감이 클 것이다. 숫자에 스트레스 받기보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 지난해 중반부터 1루수로 많이 뛰었는데 수비 부담은 없나.
"1루수로 많이 나갈 것 같아 1루 수비 연습을 많이 한다. 1루에는 내가 아닌 김태균도 있다. 지명타자든 1루수든 상관하지 않는다. 김태균은 1루수로 오래 뛴 레전드라 그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다."
- 2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말하자면.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물론 우승을 하는 건 쉽지 않다. 힘든 일이다. 한화를 낮게 보는 평가도 존중한다. 매일 느끼지만 야구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