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에 대상·상금 독식' 최수비, "엄마, 우리 꽃길만 걷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03.12 18: 03

"엄마에게 빨리 달려가서 안기고 싶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최수비(23)가 가장 먼저 한 말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것이었다. 
최수비는 12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열린 '2016-17시즌 롯데렌터카 WGTOUR 챔피언십 대회'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를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신주원(23, 세븐언더)을 1타차로 제쳤다.

최수비는 이번 시즌 최종전 우승으로 한꺼번에 많은 것을 회득했다. 생애 첫 우승은 물론 대상포인트(6290점)와 상금왕(3722만 7500만 원)까지 독식했다. 더불어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출전권까지 가져갔다.
최수비는 생애 첫 우승에 시종 눈물을 닦았다. "어떻게 쳤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현재 플레이만 집중하자는 생각 뿐이었다"는 최수비는 "만년 2위 타이틀을 벗었다. 그냥 너무 기쁘다. 꿈만 같고 아직 우승을 실감하지 못하겠다. 빨리 엄마에게 가서 안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수비가 '엄마'를 찾은 이유는 '미안한 징크스' 때문이다. 최수비는 "경기를 할 때 항상 엄마와 눈이 마주치면 실수를 하거나 샷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경기 중에는 엄마를 보지 않는다. 오늘도 오지 말라고 했는데. 미안하다"고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수비는 또 하나의 징크스가 있다. 경기에 나올 때 새 신발을 신으면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최수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새 신발을 장만했다. 최수비는 "엄마는 '그런 징크스를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 오늘 좋은 성적을 거둬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최수비는 17번홀까지만 해도 선두 신주원에게 1타차로 뒤졌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극적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최수비는 버디, 신주원은 보기를 범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동네 삼촌들과 함께 경기를 쳤다"는 최수비는 "삼촌들이 하던 실수를 나도 하더라. 그런 상황이 오늘 많이 나왔다.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 홀에서도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때 생각이 나서 덤덤했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번 첫 우승은 내게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줬다"는 최수비는 "상금왕도 좋지만 꾸준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대상포인트 타이틀이 가장 의미가 있다. 시즌 중반부터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 시즌도 우승을 못하고 있던 내게 '챔피언십 우승하면 다 해결된다'며 격려해준 엄마에게 고맙다"는 최수비는 "나 자신에게도 '참고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최수비는 올해 목표에 대해 "나는 스크린 성적이나 필드 성적이 비슷하다. 3월말에 있을 시드전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그리고 2부 투어 상금왕도 노려보겠다. 또 WGTOUR도 계속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골프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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