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이 더한 '승점 49점'의 의미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12 16: 25

‘봄 배구’가 무산된 5위 우리카드와 6위 KB손해보험의 맞대결. 그러나 올 시즌 두 팀이 거둔 승점의 합은 지난 시즌 대비 49점 더 많다. 이들은 올 시즌 자신들의 성장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종전까지 팽팽한 경기를 선보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은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최종전을 치렀다. 경기는 아르투르 우드리스가 30점으로 활약한 KB손해보험이 세트 스코어 3-2로 가져갔다.
이날 경기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다. 시즌 최종전이었지만 두 팀 모두 봄 배구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 어떤 팀이 승리하든 플레이오프(PO)와는 무관했다. 상투적인 유종의 미를 제외하면 큰 의미를 찾기 힘들 것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경기 전 만난 양 팀 감독은 “선수들의 올 시즌 성장세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라며 입을 모았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선수단 전체가 중위권에 대한 열망이 컸다. 지난 시즌까지 열세였던 팀들에게 승리도 거뒀다“라며 ”비록 봄 배구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최종전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시즌 막판 팀이 봄 배구를 눈앞에 두고 연패에 빠졌을 때도 ”선수들이 봄 배구에 부담을 느낀다. 그러나 지난 시즌 꼴찌가 이렇게 3강 싸움을 한다는 자체를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선수단을 독려해왔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 감독은 최종전을 앞두고 “올 시즌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렀다. 그들이 팀의 주축으로 거듭났다”라며 “올 시즌 쌓인 경험이 다음 시즌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 확신한다”라고 희망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올 시즌 두 팀의 성적은 ‘괄목상대’라 할 만하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7승29패 승점 21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2년 연속 꼴찌. KB손해보험 역시 10승26패, 승점 28점으로 6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우리카드는 17승19패, 승점 55점으로 5위까지 도약했다. 지난 시즌 대비 7승, 승점 34점을 더 거뒀다. 우리카드는 얇은 스쿼드에도 시즌 중반 2위까지 올라가는 파란을 일으키며 '사상 첫 봄 배구'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3위 한국전력과 최종 승점 차는 7점으로, 6라운드 초반까지만 해도 봄 배구의 향방을 쥔 팀으로 꼽혔다.
KB손해보험의 올 시즌 순위는 지난 시즌에 이어 또다시 6위. 그럼에도 전 시즌 대비 4승을 더 거두며 승점 15점을 보탰다.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이들의 선전은 V-리그 순위 판도를 시즌 막판까지 미궁에 빠뜨렸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1위 현대캐피탈의 승점은 81점. 2위 OK저축은행과 10점 차였다. 3위 삼성화재와 4위 대한항공의 승점 차는 2점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가 열렸다. 언뜻 팽팽해 보이지만 5위 한국전력은 승점 47점으로 봄 배구 사정권 팀과 17점이나 차이 났다. 게다가 한국전력과 6위 KB손해보험의 승점 차는 19점이었다. 사실상 상위권 팀들만의 경쟁이었다.
올 시즌은 달랐다. 3위 한국전력이 4위 삼성화재를 승점 4점 차로 따돌리며 PO에 직행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이 5위 우리카드와 승점 7점 차를 기록했다는 건 순위표가 그만큼 촘촘했음을 뜻한다. 선두 대한항공도 한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승점 72점을 기록 중이다. 만일 최종전서 승리하더라도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이 거둔 승점에 6점 부족하다. ‘완전한 독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우리카드가 지난 시즌에 비해 더 거둔 10승과 승점 34점. KB손해보험이 지난 시즌 10승에서 추가한 4승과 승점 15점. 바로 이 14승과 승점 49점은 올 시즌 V-리그를 끝까지 팽팽하게 만든 요소인 동시에 이들의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만드는 포인트였다. /ing@osen.co.kr
[사진] 장충=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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