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믿었던 불펜진이 무너지며 도미니카 상대로 뼈아픈 역전패를 남겼다.
미국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과 2017 제4회 WBC 예선 1라운드 C조 두 번째 경기에서 5-7로 역전패를 당했다.
도미니카는 이날 경기 전까지 WBC 연승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도미니카는 제2회 WBC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충격의 2패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이후 절치부심하여 제3회 WBC에서는 8전 전승으로 우승에 성공했다. 도미니카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며 캐나다를 상대로 9-2로 승리하며 9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이날 미국은 연승을 막기 직전까지 갔었다.
미국은 전 대회 우승팀 도미니카가 보인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올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도미니카 라인업이지만 제 위치가 아닌 선수들의 수비가 아쉬웠다. 도미니카는 3회 2사 상황에서 미국의 1번 타자 이안 킨슬러의 타구를 2루수 로빈슨 카노가 잡아 송구했으나 1루수 카를로스 산타나가 제대로 잡지 못해 실책성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미국은 스탈링 마르테가 콜플레이 미스로 에러를 틈타 점수를 따내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후에도 득점 기회마다 꾸준하게 득점하며 도미니카와 점수 차를 5점까지 벌렸다. 미국은 크리스티안 옐리치, 지안카를로 스탠튼, 브랜든 크로포드 등 모든 타자가 고르게 타점을 올리며 끈끈한 타선의 짜임새를 보여줬다.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던 선발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도 도미니카의 타선을 꽁꽁 묶어버렸다. 날카로운 투심을 통해 도미니카 타선을 막아내며 4⅔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허용했다.
또한 장점으로 평가받던 수비도 중요한 순간마다 시프트를 통해 도미니카 타자들의 타구를 막아냈다. 특히 크로포드가 유격수, 놀란 아레나도가 3루수, 이안 킨슬러가 2루수로 자리한 철벽 내야는 경기 내내 안정감을 보이며 도미니카의 공격을 막아냈다. 아레나도는 7회 어려운 매니 마차도의 타구를 처지 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포수 조나단 루크로이 역시 탄탄한 블로킹을 통해 대량실점을 막아냈다.
공수 양면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미국이었지만 짐 릴랜드 미국 감독의 아쉬운 투수 교체로 무너졌다. 미국은 릴랜드 감독이 선발 스트로먼에 이어 투입시킨 태너 로어크가 흔들렸지만 ‘믿음의 야구’로 교체하지 않으며 도미니카의 추격을 허용했다.
로어크는 1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하여 안타 3개를 볼넷 2개를 허용하며 3실점으로 도미니카 타선에 불을 붙였다. 두꺼운 불펜 투수 깊이가 최고 장점인 미국으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벤치 움직임이었다. 쉽게 갈 수 있는 경기가 미궁 속으로 빠졌다.
특히 5-3으로 앞선 8회 말 한 반자 빠른 앤드루 밀러의 투입은 미국 대표팀의 악몽이 됐다. 밀러는 첫 타자 호세 바티스타 상대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불안한 시작을 보였다. 이어 카를로스 산타나가 2루수와 유격수 깊숙한 내야 안타를 기록해 미국은 무사 1, 2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밀러는 넬슨 크루스와 스탈링 마르테에게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9회 초 미국 타자들이 도미니카의 마무리 주리스 파밀리아를 상대로 허무하게 물러나며 경기가 종료됐다.
이날 미국 선수들은 대회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과는 전혀 다르게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며 5-0으로 앞서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미국은 3회초부터 8회초까지 리드하고도 8회 말 공격에 와르르 무너졌다.
불펜이 장점이었지만 늦은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나오는 투수마다 실점을 허용하며 도미니카의 기세를 살려준 것이 패인. 미국은 릴랜드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투수 교체로 인해 도미니카를 상대로 치욕적인 역전패를 당해야만 했다. /mcadoo@osen.co.kr
[사진] 릴랜드 감독-스트로먼-밀러(위로부터)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