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박용택, "훈련 많이 한다고 야구 잘하는 거 아냐"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10 07: 24

약 40일의 캠프에서 돌아온 박용택(38)이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LG는 지난달 1일(한국시간) 시작한 미국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10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LG는 애리조나 글린데일과 파파고 지역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입국장에서 만난 박용택의 얼굴은 밝았다. 박용택은 “캠프를 재밌게 잘 치렀다. 1월 25일부터 개인 훈련을 했었다. 지루할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재밌었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날씨가 더워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쌀쌀해서 당황했다”고 운을 뗐다.

LG는 이번 스프링캠프 다소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캠프 기간 내내 미국에 머물며 연습경기는 단 여섯 차례만 치렀다. 훈련 스케줄도 빡빡하지 않았다. 박용택은 “구단으로서는 하나의 시도를 한 것이다. 올 시즌 성적에 따라 내년 스프링캠프 일정이 달라지지 않을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스케줄 자체가 여유 있었다. 우리 선수단 중 한 명도 부상을 안 당하지 않았나”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사실 야구는 많이 한다고 잘하는 거 아니다. 만약 훈련 시간과 성적이 비례한다면 나는 매일 밤을 샐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각 구단은 비활동기간을 준수하기 위해 스프링캠프를 2월 1일부터 일제히 시작했다. 늘 1월 중순부터 훈련을 해온 선수들에게는 다소 낯선 일정. 그러나 박용택에게는 오히려 늦은 시작이 잘 맞았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렸는데 나는 잘 맞았다. 특히 오키나와로 이동하지 않은 점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박용택은 “오키나와 날씨가 나랑 안 맞는다. 바람이 많이 부는데 뼈 사이마다 바람이 스며드는 느낌이었다”라며 웃었다.
어느덧 40대를 앞둔 나이. 박용택이 가장 경계하는 적은 내부 포지션 경쟁자나 9개 구단 선수들이 아닌 부상이다. 박용택은 “젊었을 때 몸이 조금 결리면 ‘조금 뭉쳤구나’ 생각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예민하고 노심초사한다”라고 비교했다. 이러한 예민함은 오히려 그를 ‘몸 관리 달인’으로 만들었다. 그는 “예민한 채로 훈련을 하다보면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러면서 오히려 몸 관리가 더 잘되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용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하나 더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부진으로 현장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박용택은 이를 반가워했다. 그는 “만약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다면 적극적인 타격을 할 생각이다. 자신 있다”라고 강조했다.
매번 이맘때면 선수들은 시즌 목표를 밝힌다. 2002년 LG에 입단한 ‘16년차’ 박용택의 열여섯 번째 목표 역시 우승이었다. 그는 “목표는 당연히 우승과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라며 “올 시즌 느낌 좋다”고 덧붙였다.
다소 파격을 택한 LG의 스프링캠프. 박용택이 밝힌 ‘이유 있는 자신감’의 결과에 내년 스프링캠프 구단들의 훈련 풍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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