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3G 연속 졸전, '믿을맨' 없었던 마운드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7.03.10 06: 15

마무리 투수 오승환(35,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정도를 제외하면 대한국 대표팀에 ‘믿을맨’이 없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선수 구상 시점부터 투수 부족에 대해 고민했다. KBO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꼽히는 김광현이 부상으로 빠졌고 우여곡절 끝에 오승환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단순한 선수 구성 뿐 아니라, 투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것도 고민거리였다. 김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투수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임정우의 부상 낙마, 이대은의 컨디션 등을 제외하면 투수들은 불펜 피칭으로 페이스를 올렸다. 그러나 막상 평가전에 돌입하니 불안한 모습도 나왔다. 대회 특성상 선발, 두 번째 투수가 모두 중요했다. 길게 던질 수 있는 차우찬은 발목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함께 기대를 모았던 장시환도 연습경기에서 제구가 다소 불안했다. 좌완 박희수도 매 경기 볼넷이 나왔다. 선발로 분류됐던 이대은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본격적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가 시작된 후에도 투수들의 컨디션은 좋아보이지 않았다. 6일 이스라엘전에선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실점만 보면 괜찮았다. 그러나 거의 모든 투수들이 볼넷을 허용했다. 장워준(4이닝 1실점)에 이어 불펜 투수들을 끊어서 등판시켰다. 8회 등판했던 오승환은 위기상황을 막으며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 투구 수도 2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연장 10회 임창용을 투입했고 결국 실점했다.
7일 네덜란드전에선 선발 우규민이 선제 투런 홈런을 맞는 등 3⅔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로 등판한 원종현도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했다. 이번에는 원종현을 길게 가져갔지만 쐐기 투런포를 맞고 말았다. 그나마 차우찬이 2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뒤를 잘 막았다.
대만과의 최종전에선 타자들이 살아났다. 그러나 마운드가 문제였다. 6-0으로 리드를 잡고도 차례로 부진했다. 양현종이 3이닝 3실점했다. 이어 등판한 심창민도 투런포를 맞았다. 3경기 모두 출전한 차우찬도 2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8-7로 앞선 7회에는 장시환을 올렸다. 평가전에서 제구가 불안했다.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 결국 장타를 맞더니 8-8 동점까지 허용했다.
9회에는 이현승이 2루타를 맞자 오승환을 투입했다. 오승환이 2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틀어막았다. 대만 타자들은 메이저리거 오승환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다행히 연장 10회 리드를 잡는 3점이 나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접전 끝에 이겼지만 투수들은 경기 내내 불안했다. 2~3이닝을 확실히 끌고 갈 중간 투수들이 부족했다. 13명의 투수들 중 이대은, 박희수는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 그리고 끝나고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류현진, 김광현과 같은 투수들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전 대회에 비해 투수력이 약했던 것은 사실이다. 벤치에서 확신을 갖고 내보낼 투수가 오승환 정도를 제외하면 없었다. 당연히 2라운드 진출도 어려웠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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