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를 잘 끊은 전북 현대가 수원 삼성 원정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지난 5일 전남 드래곤즈와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은 전북에 힘든 경기였다. 전주종합경기장으로 옮겨서 홈경기를 치르는 바람에 여러 악조건에 시달렸다. 홈이지만 홈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만든 그라운드 상태부터 미드필더 이재성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탈 등은 치명적이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전남전을 앞두고 "(전주종합경기장이) 어색하다. 홈인데도 잔디부터 모든 것이 낯설다"며 "이재성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갑자기 전술을 바꿔야 했다"고 설명했다.
악조건이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는 경기를 주도했지만 좋다고 할 수 없었다. 전반 40분 김진수가 그림 같은 프리킥 득점을 올렸지만, 이후 전남의 추격에 지속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기어코 후반 40분에 페체신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여러모로 위기였다. 게다가 전북은 지난 5년 동안 개막전에서 한 번도 승리를 놓친 적이 없었다. 자칫 전남과 비길 경우 시즌의 시작점부터 좋은 흐름을 가져가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위기를 극복했다. 전남에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공격에 박차를 가한 전북은 경기 종료 30초도 남지 않은 시점에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기회를 잡은 김신욱이 발리슛으로 전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전북은 스타트를 잘 끊은 셈이 됐다.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과 선수들의 승부욕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첫 경기에서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나타났다. 앞으로 더 만들어가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좋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상대는 전북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재성이 부상에서 복귀하려면 5주 남짓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수원과 경기는 오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전북의 안 좋은 점을 보완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수원은 승리에 목이 말라 있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서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올 시즌 두 차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C 서울과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모두 비기며 승리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3경기서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지만 올해의 수원은 결코 약한 상대가 아니다. 조나탄이 수원에서 완벽하게 적응을 했고, 다미르 소브시치와 매튜 저먼 등을 영입해 스쿼드를 보강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확실히 지난해와 바뀐 수원이다.
최근 기록만 놓고 보면 전북이 수원에 우세하다. 최근 10차례 대결에서 전북은 수원에 7승 2무 1패를 거뒀다. 그러나 기록은 과거에 불과하다. 수원이 바뀐 만큼 전북도 바뀌었다. 지난해 주축이었던 레오나르도가 떠났고, 이재성과 로페즈가 부상으로 못 나온다. 방심은 금물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